2018-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 공식수사 가능성

(사진제공=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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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식을 줄 모르고 끓어오르고 있다. 급기야 유럽 축구계 인사들의 압박을 못 이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스위스 검찰에 개최지 선정 비리 수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러시아측은 2018 월드컵 유치의 공정성을 주장하면서 월드컵의 무사 개최를 의심치 않고 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수석조사관(미국 연방검사 출신)의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 대한 보고서에 입각하여 스위스 검찰에 보고서에서 언급된 비리 혐의자들을 고발 조치했다. 특히, 고발장에서는 카타르와 러시아로부터 의심스러운 자금이체 사실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은 한스요하임 에컷 FIFA 윤리위원회 심판관실 의장의 권유에 따라 이번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FIFA 윤리위원회는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위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꼬박 1년이 걸린 내사 과정에서 FIFA 관리들이 75명이 넘는 증인을 조사하고 관련 조사 녹취록을 수집했다. 그 결과로 완성된 '가르시아 보고서'는 430쪽 분량이었다. 블래터 회장은 이 보고서를 검토한 후 차기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어떠한 비리사실로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FIFA 내사 결과를 향한 비난의 화살들

하지만 이 보고서에 대해 일부 유럽 축구계 지도급 인사들이 강한 비판을 하고 나섰다. 볼프강 니어스바흐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큰 기대를 모았던 이 보고서가 항간의 의혹을 해소시켜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렉 다이크 잉글랜드축구협회(FA) 회장은 이 보고서가 "한 편의 코미디"라고 못박았다. 심지어 보고서를 작성한 가르시아 조사관이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 몇 시간만에 자신의 보고서 내용이 잘리고 왜곡된 형태로 공개됐다고 밝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가 하면 라인하르트 라우발 독일 분데스리가 회장은 FIFA가 가르시아 보고서 원본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유럽축구연맹(UEFA) 54개 회원국 전체가 FIFA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 "2018 월드컵 유치 깨끗했다"

한편 뱌체슬라프 콜로스코프 러시아축구협회 명예회장(1980년-1996년 FIFA 부회장 역임)은 카타르와 러시아 관계자들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놀랄 만한 사건은 없을 것이다. 결국에는 2018-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가 적법하고 공정하게 치뤄졌음이 재차 확인되지 않겠는가. 내 자신이 러시아 월드컵 유치단의 일원이었기에 확신한다. 우리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프로젝트를 제시했고 FIFA는 영국이 아닌 우리 손을 들어주었다. 영국은 이를 수용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들은 매스컴을 동원하여 개최지 비리 수사를 시작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타르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 영국, 독일 등 다른 축구강국들은 러시아나 카타르 같은 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모양"이라고 콜로스코프 명예회장이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그런가 하면 비탈리 스미르노프 IOC위원(1971년부터)은 가르시아 보고서 원본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일과 영국 축구계 인사들의 요구는 당연하다. 만약에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자신의 보고서가 축약된 형태로 공개되었다고 한다면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보고서 원본을 공개하면 모든 의혹이 해소되고 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은 무사히 열리게 될 것이다. 러시아에선 이미 경기장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중이며 이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월드컵은 러시아와 카타르 축구 발전에 자극제가 될 것이다. FIFA의 선택은 옳았다. 축구는 전세계에서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고 스미르노프 위원은 밝혔다.

참고로 마이클 가르시아 조사관은 지난 15일 러시아 외무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입국금지 미국인 18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 명단은 미국의 '마그니츠키 명단'에 대한 대응으로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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