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선수들, ‘스케이트 아메리카’로 포스트올림픽 시즌 시작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윈쪽)와  옐레나 라디오노바(오른쪽) (사진제공=AP)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윈쪽)와 옐레나 라디오노바(오른쪽) (사진제공=AP)

지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시카고에서 진행된 ‘스케이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소치 동계 올림픽 후 첫 피겨 그랑프리 시즌의 막이 올랐다. 아이스링크에는 소치 올림픽 우승자들이 아닌, 새로운 이름들이 등장했다.

올림픽 후 처음 맞는 피겨 시즌은 특별하고 또 한편으로는 예측이 어렵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말이다. 소치 올림픽 이후 어떤 선수는 은퇴했고, 또 어떤 선수는 반대로 처음으로 메달을 노리거나 정상 자리를 되찾으려고 매진하고 있다. 어떤 페어 팀은 갈라서기도 하고 어떤 선수는 다음 올림픽까지 기량을 되찾기 위해 부상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시리즈 '스케이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2015 피겨 시즌의 막이 올랐다.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남자 싱글 외 전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싱글 경기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17세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와 15세의 옐레나 라디오노바, 이 두 러시아 선수가 우승을 놓고 겨뤘다. 이번에는 라디오노바가 시니어 그랑프리에서 개인 기록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라디오노바는 작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미국 경기에서 3위, 일본에서 2위를 차지한 선수이다. 작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꽤 높은 순위인 4위에 올랐다.

현재 주니어 세계 선수권을 두 번 제패한 유일한 선수인 라디오노바는 미래 올림픽 주역으로서 소치 올림픽의 갈라 무대에 서기도 했다. 사람들은 아직 어린 라디오노바를 벌써 정상급 선수인 캐롤리나 코스트너와 비견한다. 라디오노바는 스케이트 아메리카 경기 후 이렇게 고백했다. "캐롤리나 코스트너는 제 우상입니다. 저는 그녀의 스케이팅을 좋아해요. 여름에 우리는 슬라이딩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캐롤리나처럼 가볍고 우아하게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캐롤리나 코스트너와 비슷해 보였다니 매우 기뻐요."

그랑프리 1차전에서 2위에 오른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는 지난 시즌 부진으로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잘 풀리고 있다. 그녀는 2014년 시즌 초반에 열린 B급 대회 세 곳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툭타미셰바의 코치인 알렉세이 미신은 유망주인 툭타미셰바가 제 모습을 찾았다고 이미 확신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툭타미셰바에게 2년간의 과도기가 있었습니다. 척추 부상과 경골 부상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툭타미셰바의 다섯 경기를 보면, 그녀가 세계 정상급 피겨선수의 기량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페어 경기

페어에서는 유코 가와구치-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 조에 대적할 팀이 없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우승이 갖는 가치의 빛이 바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쇼트 프로그램을 훌륭히 소화했고 프리 스케이팅에서는 고난도의 쿼드러플 살코 스로우를 거뜬히 소화했다.

유코 가와구치-알렉산드르 스미르노프 조는 스미르노프의 부상과 수술 때문에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제 다음 올림픽을 바라보며 준비기간에 돌입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가와구치-스미르노프 조에는 마지막 올림픽 메달 기회가 될 게 분명하니 말이다. 하지만 유코 가와구치는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지 확신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이를 의식하고 말한 것일 수 있다. 유코 가와구치는 이번달 20일 33세가 된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티야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라니코프 조도 부상 회복 중이다. 이들은 1차 시리즈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는 데에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된 트라니코프의 어깨 부상 문제로 결국 불참했다.

아이스댄싱

2013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챔피언팀인 알렉산드라 스테파노바-이반 부킨 조는 그랑프리 1차전 아이스댄싱 부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경기가 이들의 첫 시니어 무대였다. 이리나 주크 코치는 스테파노바와 부킨이 3위에 그쳤고 독특한 구성이었던 트위즐 스텝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전문가들의 찬사를 자아냈다고 전했다.

주크 코치가 이렇게 말했다. "'권총' 자세의 트위즐 실수에 대해 얼마나 말들이 많은지요! 심사의원들이 기술 수행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그 실수로 점수를 많이 깎아 먹은 게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훌륭히 연기했어요. 모든 전문가가 스테파노바와 부킨의 경기를 보고 황홀해 했습니다."

또 다른 아이스댄싱팀 예카테리나 봅로바-드미트리 솔로비예프 팀은 소로비예프의 부상으로 이번 시즌에 조금 늦게 합류한다. 구성원 교체가 이뤄진 두 팀의 무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치 아이스댄싱 부문 동메달리스트이자 단체 경기 금메달리스트인 옐레나 일리니흐-니키타 카찰라포프, 그리고 빅토리아 시니치나-루슬란 지간신 조는 파트너를 '맞바꿨다'. 시니치나-카찰라포프 팀은 북미의 챔피언 두 팀을 키운 마리나 주예바야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 중이다. 일리니흐-지간신 팀은 러시아에서 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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