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H조 러시아 국가 대표팀… 식단이 궁금하다!

월드컵 본선 경기를 위해 러시아 국가 대표 축구팀이 브라질로 떠나기 앞서 대표팀 전속 요리사인 니노 그라치아노가 파비오 카펠로 호의 식단 전략의 비밀을 털어 놓았다.

- 월드컵 기간 동안 브라질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위해 요리를 하실 텐데요. 긴장되시나요?

"천만에요! 긴장되지 않습니다! 제 요리 경력이 44년입니다. 주방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인 셰프 뱌체슬라프 물첸코와 브라질 측 주방보조들의 도움을 받을 겁니다. 물론 구체적인 일일 식단에 대해서는 국가대표팀 주치의 에두아르드 베주글로프와 상의할 것입니다. 어쨌거나 대회 기간에 프로 선수들의 식단은 특별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 식단은 이미 짜여져 있습니다."

- 어떤 식단이 러시아 선수들을 브라질에서 기다리고 있나요?

"한마디로 기름진 음식은 전혀 쓰지 않을 겁니다. 파스타와 닭고기, 생선, 채소를 곁들인 쌀 요리는 환영이죠. 물론 브라질 산 육류의 질은 매우 좋습니다. 과일을 많이 섭취하게 할 거구요. 상당 부분 식단의 질에 컨디션이 달려있고, 컨디션에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 결과가 달려 있지요. 좋은 음식을 먹은 선수들은 편안함을 느껴 경기도 잘 할 것입니다. 행여 뭐라도 잘못 된다면 선수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지요. 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최상의 요리를 준비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 스스로에게도 추천할 만한 자신의 최고 대표요리는 무엇인가요?

"파졸리 파스타(강낭콩을 넣은 파스타)입니다.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환상적인 맛이지요! 파비오 카펠로 감독도 이 파스타를 좋아합니다. 우리 입맛이 통하는 구석이 있지요."

- 러시아 음식 중에서는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두말할 필요 없이 보르시입니다! 청어요리인 '포드 슈보이'와 올리비에 샐러드도 좋아합니다. 제가 최고로 꼽는 러시아 셰프 아나톨리 콤이 러시아 음식에 대해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지요."

- 어떻게 러시아와 이렇게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제 동료들은 오래 전부터 유럽,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 정통 이탈리아, 시칠리아 식당을 열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을 때, 저는 기쁜 마음으로 승낙했지요. 저는 모스크바가 정말 마음에 들고,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몇 년간 모스크바에서 살아보니, 시칠리아 인들과 러시아인들의 정서가 많은 면에서 일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감정적이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기도 하죠."

- 파비오 카펠로 감독과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였는지요?

"처음 만난 건 약 1년 반 전이었습니다. 우리 둘 다와 친분이 있었던 축구 선수들이 카펠로 감독이 러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 제 식당을 추천해 주었지요. 카펠로 감독에게 제 요리 솜씨가 마음에 들었죠. 그래서 월드컵 기간 러시아 대표팀을 위해 일해 달라는 제안을 제게 한 것이지요. 물론 저는 곧바로 그 제안을 승낙했습니다! 선수들을 위해 브라질에서 이탈리아 가정식 파스타를 요리할 것입니다. 선수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 러시아 축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모스크바에 산 10년 동안 러시아 축구팀의 기량은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러시아컵을 놓고 4~5개 팀 사이에 굉장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축구 팬들은 그런 걸 좋아합니다. 축구 자체의 수준 또한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습니다. 외국에서 모셔온 용병들도 그렇고, 러시아 선구들도 그렇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국가 대표팀이 성공적인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많은 것을 하고 있지요. 정말 바람직하지 않습니까!"

- 축구와 요리와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열정입니다! 열정 없이는 축구에서도, 요리에서도 성공을 거두거나 인정을 받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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