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의 모든 곳에서 흡연 금지 한다

2016년 러시아 내 흡연자의 비중이 7년 만에 최저가 됐다. 현재 러시아 인구의 3분의 1 미만이 흡연자이다. 새로 생긴 금연 법이 세계에서 제일 가혹해서 그럴까? 아니면 경제 위기 탓일까?
Smoking
모스크바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 출처 : 블라디미르 아스타프코비치/ 리아노보스티

모스크바출신 금융 분석가 알렉세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정말 담배를 덜 피우게 됐다. 우리 회사 직원들 거의 모두가 담배를 피웠고 예전에 술집에 가면 줄담배를 피워 댔다. 그런데 지금은 담배를 피우려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기엔 우리가 너무 게으르다. 법이 제 구실을 하게 된 거다”라고 툴툴거린다.

알렉세이가 언급한 법은, 2013년에 채택돼 ‘금연법’이라는 이름을 얻은 법이다. 이 새로운 법은 합법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를 심하게 제한한다. 애연가들이 흡연할 장소라곤 거리와 자기 집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담배 광고가 금지됐고 담배 소비세가 치솟았다. 2013년 연초 kg당 1000루블(15달러)이었는데 2016년에는 2000루블(31달러)이 됐다.

줄어든 흡연자

‘금연법’ 발효 3년 뒤 러시아 전국 여론 조사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인구 중 흡연자들의 비중이 7년 만에 최저치가 됐다. 현재 31%(금연법이 발효되기 전, 즉 3년 전까지는 41%였음)의 러시아인이 담배를 피운다. 흡연자들 중에서도 3분의 1(28%)은 지난 1년 동안 담배 소비를 줄였다.

“예전에 하루 한 갑을 피웠다면 지금은 반 갑이나 그보다 적게 피우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국제소비자연맹 공중 보건 프로그램의 책임 의사 마리나 체르노바가 Russia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마리나 쳬르노바는 ‘금연법’을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법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법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 규제 기본 협약의 모든 조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연법만 아니라 경제도 원인

마리나 체르노바는 이 법의 경제적인 측면이 갖는 의미도 지적한다. “담배 소비세로 걷는 세금으로 국가의 수입이 늘고 이 돈이 러시아 연방 예산으로 투입된다. 2015년 담배 소비세를 통한 예산이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마리나는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가격이 인상되면서 갈수록 담배 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담배 가격 인상은 경제 위기를 겪는 러시아인들로 하여금 소득이 줄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마리나 쳬르노바는 “뭐가 금연에 더 영향을 끼친 것인지, 정부의 규제인지 혹은 소득의 감소인지 모른다. 두 요인이 서로 연관돼 있어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그녀는 소비세 인상 속도를 더 늘리는 게 좋을 듯하지만 현재의 속도도 흡연 규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흡연자 권리 옹호 운동의 공동 회장인 알렉산드르 드루지도 ‘뭐가 영향을 줬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마리나 쳬르노바에 동의한다. 회장은 “담배를 줄인 이유가 금연법 때문인지 소득 감소 때문인지 말하기 어렵다. 나는 법 시행 이전과 다름없이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의 불만

알렉산드르 드루지가 이끄는 운동은 사실상 ‘금연법’이 발효되자마자 생겨났다.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금연법이 불평등하며, 흡연자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여긴다. 이 운동 참여자들은 규칙 수정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당국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알렉산드르 드루지 회장은 “담배 가격은 계속 오르고, 소비세도 오르는데 거둔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 돈이 흡연자들의 치료와 금연 캠페인에 사용되면 좋겠다”며 “담배에 중독된 흡연자들을 도와 줘야지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분개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안 주면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을 수 있게 특별한 레스토랑을 만들거나 장거리 열차 안에도 흡연 객실을 도입하는 절충안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당국은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정기적으로 금연법 강화를 논의한다. 국가 두마에서는 지난해만 해도 아동 앞에서의 흡연, 야간의 담배 판매, 가느다란 담배 생산 금지 등을 제안했었다. 이러한 발의들 중 채택된 것이 아직 없지만, 어쨌든 정부는 담배와의 전쟁을 중단할 용의가 전혀 없는 것 같다.

러시아에서 ‘금연’ 법은 2013년 채택됐다

현재 아래 사항들이 추가로 고려되고 있다:

- 금연 장소를 사무실, 초∙중∙고교 및 대학교, 병원 및 모든 국가 기관, 레스토랑 및 카페, 모든 종류의 교통수단, 역사, 항구 및 공항 내부, 지하철 및 버스 정류장으로 확대하고 이 모든 시설로부터 15m 이내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며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

- 담배 제품 광고 완전 금지. 상점 진열대에 담뱃갑 전시를 금지하고 가격표만 전시하는 방안.

- 담배 소비세를 2016년 연초 kg당 2000루블(31달러)에서 2017년 kg당 2200루블(34달러) 로 인상하는 방안.

+
Like us on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