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손’ 재소자들이 출소 뒤 하는 일

재소자가 가구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재소자가 가구를 만들고 있는 모습.

파벨 리시친/ 리아노보스티
출소자들이 주로 어떤 기술을 연마했는지 Russia포커스 통신원이 알아보았다.

러시아에서는 많은 재소자가 출소 후 사업가가 돼서 교도소 동기들이 일자리를 찾게 돕는다. 러시아 형벌집행연방청(Federal Service for Execution of Punishment)의 공식 자료를 보면, 2016년 3월 초 기준으로 러시아의 재소자 수는 65만613명이다. 그 중 52만6343명이 교정 시설에 수감되어 있고, 그런 시설이 러시아에는 총 720개 있다.

그 중 한 곳인 이바놉스카야 주(州)의 IK-5(엄중경비시설) 교도소에서 복역한 예브게니 모로조프 씨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2015년 10월 그는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노긴스크시에서 목공소를 차렸다. 사장이 된 그는 교도소 동기들과 함께 가구를 주문 받아 만든다. 이 근방에 사람들은 다 가격과 품질이 만족스러운 이곳의 목제 가구를 좋아하게 됐다.

교도소에서 배운 수공업

에브게니 사장은 “목공소를 열겠다는 생각은 교도소에 있을 때부터 했다”면서 “많은 재소자가 얼마나 훌륭한 목공기술을 가졌는지, 나무를 가지고 어떤 물건들을 만드는지 그 때 봤다. 그러면서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생겼다. 출소하면 목공소를 열겠다는 꿈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은 아침 여덟 시부터 밤 열한 시 반까지 생산 공정에서 일한다. 가구를 만들고, 철과 섬유를 다루고, 재봉틀로 침구를 만든다. 이는 의무적인 강제 노역이다. “교대 시간에 결근하면 징벌방인 격리실로 감금된다. 교도소에서 가장 많은 월급은 1500루블(2만6000원)이고, 보통은 600~700루블 수준이다. 뭘 할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목공기술을 배웠다”고 에브게니는 말한다.

출소하고 처음 얼마 동안 에브게니는 건설현장에서 도급계약을 맺고 일했다. 처음에는 일이 수월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심지어 육군본부 개축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목공 자격을 인정 받았다. 그런 식으로 사업자금을 모아 마침내 목공소를 열었다. 회사는 크지 않다. 300m2 규모에서 사장을 포함해 여덟 명이 일한다. 이곳에서 여러 종류의 목재를 사용하여 가구를 생산하는 전체 공정이 이루어진다. 특히 인기가 많은 것은 어린이용 책상, 의자 세트이다.

재소자들이 재봉 작업장에서 알하는 중이다. 출처: 비탈리 안코프/ 리아노보스티재소자들이 재봉 작업장에서 알하는 중이다. 출처: 비탈리 안코프/ 리아노보스티

에브게니 사장의 부인이 홍보 업무를 맡아 한다. 사이트를 만들고 인근 주(州)에 사는 전과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다. “출소 하고 1~2년 직업 없이 지내다가 보면 술주정뱅이가 되기 일쑤”라고 에브게니 사장이 서글퍼한다.

전과자들의 재활법

정말로 전과 기록을 가진 러시아 사람들의 일자리 찾기가 그렇게 힘들까? 러시아에서 수형자들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자선 재단의 ‘루시 시쟈샤야(Русь сидящая; 감옥에 갇혀 있는 러시아)’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자선재단은 러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사해 마지 않는 올가 로마노바 이사장이 이끈다.

“수형자의 재활을 위해 국가가 하는 일은 사실 없다”면서 “직업 문제를 보자면, 짐꾼이나 식당 종업원 같은 일은 안 하겠다는 사람들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을 제외하면 의욕이 있으면 별 탈 없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올가 로마노바 이사장은 말한다.

하지만 러시아에는 2만61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재활센터 634개소가 있어, 매년 수형자 7400여 명이 친족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복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형벌집행연방청(FSEP)은 전한다. 정부는 또한 매년 6만2800여 명이 신분증을 복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형자들은 체포되면 신분증이 압수된다). 하지만 이 수치는 출소 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인권운동가인 올가 로마노바 이사장은 생각한다.

“러시아 사회가 전과자를 보는 태도가 천천히, 그러나 바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던 시절도 이제는 지났다”고 오랜 세월 수형자 재활을 위해 일했던 올가 이사장은 말한다. 하지만 자원봉사 지원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그는 “평생 일하려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그저 받으면서 ‘얹혀사는’ 데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재활프로그램의 효과는 당사자에게 달렸는데 보통 당사자가 교육을 잘 받을수록 재활 효과도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자유의 몸이 되면 많은 사람이 사업주가 되는데, 에브게니가 세운 목공소와 비슷한 농장이나 공장을 만든다. 이렇게 사업주가 된 전과자들은 전과자를 고용한다. 예브게니 사장은 “술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면서 “노동이 가장 훌륭한 재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장에 장식장 제작 교육을 받은 목수가 있는데 정말 손재주가 뛰어나다. 예전에는 그를 하다 못해 짐꾼으로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전과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나의 오른팔이 되었고 마음에 맞는 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조망을 벗어난 교정

조금 더 민감한 문제를 보자. 범죄 경력이 있는 청소년 재활 문제이다. 형벌집행연방청(FSEP)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러시아의 32개 소년원에 수감된 청소년은 1654명이다. 10년 전에는 62개소였다. FSEP 자료를 보면, 이곳에 수감 판결을 받는 청소년 숫자가 2000년대 초부터 줄기 시작해 크게 감소하였다. 2003년 만 해도 소년원 수감자 수는 1만6491명이었다. 지금은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집행유예를 받는다. 이러한 경우에, 법원은 의무이행을 조건으로 석방한다. 통금시간을 정하고, 교육과정 이수, 사회봉사명령을 내린다.

성 바실리 센터\nPress Photo<p>성 바실리 센터</p>\n
성 바실리 센터\nPress Photo<p>성 바실리 센터</p>\n
성 바실리 센터\nPress Photo<p>성 바실리 센터</p>\n
성 바실리 센터\nPress Photo<p>성 바실리 센터</p>\n
성 바실리 센터\nPress photo<p>성 바실리 센터</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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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상트페테르부르크 바실리 섬에 있는 ‘위대한 순교자 성 아나스타시야 오즈레시첼니차’ 사원의 주임 사제가 주도해 이 도시에 특별 기관이 들어섰다. 성 바실리 센터(Центр святителя Василия Великого)이다. 이곳은 청소년 문제를 무료로 지원해 주는 러시아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이 센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비행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보호한다. 재활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아르카디 클라찬 단장은 “집행유예라는 형기를 집에서 마친 청소년들은 이를 징벌로 생각하지 않고 어른이 되면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센터는 교도소와 비슷하지도 않고 철조망으로 둘러쳐지지도 않았다. 반대로 센터에 사는 청소년들은 학교도 다니고, 박물관도 가고, 축구도 한다.

바실리 섬에 자리를 잡은 센터는 역사적인 건물 두 채를 쓰고 있고 동시 수용 인원은 열 두 명이다. 벽이 두꺼워 따뜻한 집과 가정식이 제공되고, 스포츠 수업을 무료로 받으며, 센터 소유의 도예공방도 있다. 많은 판사들과 감독관들이 이제 이 센터를 알고 있어서 부모들이 청원하면 바로 이곳으로 아이들을 보낸다. 흡연, 마약, 술은 엄격하게 금지한다. 아이들은 가까운 학교에 다니고, 재활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자기 집에 가서 자고 오는 것도 허용된다.

12년 동안 이곳을 거쳐 간 아이들은 210여 명이다. 그들 중 약 20명이 성인이 됐을 때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는 소년원이 어떤 곳인지 안다. 그곳으로는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 것이 더 낫다”면서 “현재의 형벌집행시스템은 사람들을 교화하지 못한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우리 센터에는 담장도, 철조망도 없다. 아이들은 운동도 하고, 파쿠르(프리러닝)도 하고 사교댄스도 배우고, 도예수업도 받는다. 이 모든 것이 무료”라고 데니스 니키텐코 센터 직원은 설명한다. 물론 이곳에도 나름의 ‘노역’이 있다. 그것은 박물관과 극장을 가는 일, 도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센터에 있는 모든 도기는 이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성 바실리 센터의 청소년들은, 자기 공장을 열 꿈을 갖고 출소해 사업주가 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직은 긍정적인 예외에 불과하다. 형벌집행연방청(FSEP)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초범으로 수감된 재소자의 숫자는 19만4310명, 재범으로 수감된 사람은 13만1300명, 전과 3범, 4범 또는 5범은 19만947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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