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의 자녀 신학기 준비

러시아에서 학교 신학기 준비의 비용

러시아에서 학교 신학기 준비의 비용

에브게니 쿠르스코프/ 타스
러시아에서 매년 9월 1일은 ‘지식의 날’이다. 이 날 새 학기가 시작되며 시콜라(초중등학교)와 대학에서는 조회가 거행된다. 조회에서 시콜라 학생들은 단정하게 차려 입고 행사에 필수인 꽃다발을 든다. Russia포커스가 러시아에서 자녀의 신학기 준비에 얼마가 드는지 알아봤다.

8월이면 대부분 러시아 가정의 가계부엔 ‘아이 신학기 준비’라는 지출 항목이 추가된다. 교복과 신발, 학용품 및 일부 교과서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의 경제 위기 이후 이 지출이 늘었는데 학부모들에 따르면 거의 2배나 비싸졌다. 저학년 부모는 특히 힘들다. 아이들이 8~12세 사이에 쑥쑥 자라서 새 옷을 계속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시콜라의 ‘드레스코드’

러시아 시콜라 대부분에는 통일된 복장 규정이 있다. 셔츠나 블라우스 같은 상의는 흰색, 바지나 치마 같은 하의는 검은색 또는 짙은 파란색이어야 한다. 귀족학교 리체이와 김나지야에서는 통상 한 회사에서 교복을 주문하며, 공립학교에서는 색깔만 준수하면 충분한 경우가 많고 형편이 되면 교복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일상 교복과 ‘퍼레이드’ 교복이라는 개념이 있어, 아이에게는 최소한 교복 2벌이 필요하다. 15년 전만 해도 복장 규정이 그렇게 엄격하지 않아서 학생들은 청바지, 티셔츠와 스웨터를 입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신입생 입학 비용

초등 여학생이 새 교복을 고르는 모습. 출처: 세르게이 파데이체프/ 타스초등 여학생이 새 교복을 고르는 모습. 출처: 세르게이 파데이체프/ 타스

가장 돈이 많이 드는 경우는 1학년 신입생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예브게니야의 경우 딸 입학 준비에 3만 5천 루블(약 60만 원)이 들었다. 예브게니야는 “3만 5000루블은 내 월급이 거의 다 들어 갔다. 교과서가 지급되는데도 그렇다.”라고 말한다.

예브게니야의 딸이 공부하게 될 학교에서는 올해부터 엄격한 교복 규정을 도입했다. 어디에서 어떤 옷을 사야 하는지도 일일이 지시했다. “블라우스 몇 장, 민소매 원피스, 바지와 재킷을 사는 데 7,200루블(12만 4천 원)이 들었다. 그런데 여자아이들에게는 민소매 원피스 외에 리본과 스타킹도 필요하지 않나”라고 예브게니야가 말한다.

자녀 새 학년 준비에 나가는 돈의 규모는 대부분 학교에 좌우된다. 대도시에는 공립학교보다 복장에 더 까다로운 사립학교가 점점 많이 생겨나고 있다. 모스크바 ‘모로즈코’ 사립학교의 경우 구체적으로 한 상점에서 교복을 사도록 요구하는데, 여기서는 여아용 블라우스 1장의 가격이 3,500루블(6만 원)이다. 반면 일반적인 아동용 블라우스는 1,000루블(1만 7천 원)이면 살 수 있다.

남자아이는 그나마 적게 들어

사라토프에 사는 이리나 먀흐카야의 경우도 8월 가계 수입 전부가 4학년이 되는 아들의 새 학년 준비에 나갔다. “돈이 다 아들에게 나갔고, 식비만 남아서 매우 절약하며 살고 있다.” 이리나가 말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새 학년 준비에 약 2만 5천 루블(43만 원)을 썼다.

이리나는 10살짜리 아들의 옷을 인터넷에서 주문한다. 이리나에 따르면, 다른 남자아이들이 그렇듯 그녀의 아들도 가게를 여기저기 오래 돌아다니며 끝없이 옷을 입어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자아이 새 학기 준비가 더 복잡하고 돈도 더 많이 드는 것을 보면 이리나는 그나마 자기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옷과 신발은 새 학년을 앞 둔 가정의 주요 지출 항목이다. “밖에서 신을 신발, 학교에서 갈아 신을 신발, 운동화가 필요하다. 아이에게는 발 크기에 맞는 제대로 된 신발을 사줘야 하는데, 그런 신발은 싸지 않다”고 이리나가 설명한다. 게다가 아이들은 빠르게 크기 때문에 신발 하나가 한 철도 못 가는 경우도 있다.

특수 가방과 학용품 구입은 개별 지출 항목으로 나간다. 아이의 자세가 삐뚤어지지 않게 하는 등가방을 찾아야 하는데, 그런 가방은 통상 3천 루블(약 5만 원)이 넘는다. 실내화, 수 많은 공책 및 펜과 연필부터 미술 수업에 쓰는 물감까지 여러 문구를 담을 튼튼한 손가방이 필요하다. 공책에는 평균 2,500 루블(4만 3천 원)이 나간다. “학용품을 9월 1일 전에 다 사려고 하진 않는다. 수업이 시작된 후에 확실히 정해지는 게 많기 때문에 9월 중에 추가로 구입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브게니야가 설명한다.

러시아의 평균 급여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4분기 러시아의 1인당 월 평균소득은 26,340.5 루블(약45만 원)이었다. 그러나 2015년 4/4분기는 35,561.8루블(약 61만 원)로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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