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의 비밀 여학생 기숙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2016년 6월 25일, 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학생들이 성당광장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여하는 모습.

2016년 6월 25일, 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학생들이 성당광장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여하는 모습.

세르게이 파데이체브/ 타스
국방부 기숙학교 여학생의 옷은 유명한 러시아 디자이너 키라 플라스티니나와 발렌틴 유다시킨이 디자인했고, 체육 수업 교수법은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에서 개발됐다.

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 학교는 군인의 딸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러시아 영웅, 20년 이상 근속한 군인 및 병역 의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군인의 딸들에게 우선 입학권이 주어진다. 매년 11세 소녀 120명 이 입학하지만 희망자는 훨씬 더 많다. 경쟁률은 6대 1이지만 40대 1까지 되기도 하는데, 이는 러시아 최고 대학들의 경쟁률과 비슷하다.

기숙학교를 다니려면 부모의 공적이라는 배경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과 성취도 면에서도 뛰어나야 한다. 심리학자가 후보자들을 테스트하며, 교육자들이 러시아어, 수학 및 외국어 지식을 시험본다. 조업생 비카 멜니코바는 “기숙학교는 나름의 자체 선발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리는 빨리 어른이 돼야만 했고, 이는 우리를 강하고 목표 지향적인 사람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기숙학교와 일반 학교 뭐가 다른가?

비카는 “기숙학교는 실제 삶의 축소판이다. 어려울 때도 있고, 눈물 흘릴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의미를 찾는다...” 고 덧붙인다.

모스크바에 있는 기숙학교 학생 840명은 완전 국비 지원을 받으며 방학 때만 집에 갈 수 있다. 교육부가 아니라 국방부가 승인한 계획에 따라 공부한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생도들은 군사과목만 배우지 않는다. 러시아의 최고 슈콜라(대학교 이하 과정)에서 가르치는 과목을 배운다. 보통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것들도 배운다.

졸업생 사샤 베네디는 “우리는 수영, 승마, 피겨 스케이팅, 레슬링, 심지어 펜싱까지 어떤 운동이든 할 수 있었다”며 “화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들과 그림을 그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악기 연주도 배웠다. 기숙학교에는 여러 대회에 참가하는 드러머가 있다. 이들은 매년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구원의 탑(Спасская башня)’ 음악 축제에 참가한다.”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학생회\n미하일 자파리제/타스<p>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학생회</p>\n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식장\n미하일 자파리제/타스<p>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의 식장</p>\n
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에서의 사격수업\n미하일 자파리제/타스<p>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에서의 사격수업</p>\n
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 졸업식\n세르게이 파데이체브/타스<p>러시아 국방부의 여자 기숙학교 졸업식</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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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졸업 이후 누군가는 집안의 전통을 이어 군의관이나 군 통역사가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매우 ‘평화로운’ 직업을 선택한다. 기숙학교에서 배운 지식이면 이 아가씨들이 러시아의 어떤 대학 시험이든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샤는 러시아 국립사회대학교의 ‘재정•신용’ 학부에 입학했다. 그녀는 또 예술전문학교 학업도 병행해 지금은 실내장식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기숙학교는 매년 학생 몇 명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한다. 비카 멜니코바도 그런 유학생 중 하나였다. 그녀는 먼저 영국 바스 컬리지에서 1년 동안 공부했고 다음 1년은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했다.

모든 것이 최고 수준

소녀들의 기숙 학교 시간표는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수업으로 꽉 찼고, 2인용 기숙사 방으론 저녁이 돼야 돌아 왔다. 사샤는 “우리의 하루는 언제나 아침 운동과 훌륭하고 든든한 아침 식사로 시작됐다. 그 다음 수업을 들으러 갔고, 다음으로는 보충 과목을 공부했다. 자유시간은 평일 저녁 식사 이후와 주말에 있었다. 소등은 11시였다”고 말한다. 주말에는 극장, 박물관, 콘서트 외출이 허락됐다.

그러나 소녀들의 교육과 여가만 최고였던 것은 아니다. 생활 여건과 사용 비품도 군인과는 아주 달랐다. 신입생에게는 졸업할 때까지 쓸 수 있는 노트북이 제공된다. 개인 옷장도 있다. 사샤는 “우리에겐 크로스컨트리 스키용 운동복부터 무도회 드레스까지 모든 것이 있었다. 러시아 유명 디자이너 키라 플라스티니나와 발렌틴 유다시킨이 디자인한 옷들이었다”고 말한다.

기숙학교의 체육은 평범한 학교 체육이 아니다. 수업 프로그램은 우주비행사 훈련센터 교수법을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민첩성, 스피드, 인내력, 유연성 및 힘을 기르는 운동들이 포함된다. 레슬링이나 수영 같은 보충 과목은 스포츠 거장이 진행하며 그들 중 일부는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다.

급식도 신경을 써서 전속 영양사가 딸려 있다. 선생님들은 또 종종 학생들에게 작고 달콤한 선물을 주는데, 집과 떨어져 지내는 어린 소녀들의 기운을 돋워주기 위해서다. “내가 보기에 이곳 학생들과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일반 학교와는 많이 다르다. 기숙학교 선생님들은 단순히 선생님이 아니라, 현실의 삶으로 통하는 유일한 창이다. 소녀들은 엄마와 할머니를 그리워했고 자주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찾는 사람들을 대신해줬다 ”고 비카가 설명한다. 사샤도 같은 생각이다. “어려울 때 지지해주신 것에 대해 선생님들에게 매우 감사한다. 우리가 좌절했을 때 믿어주신 것에도 감사한다. 정말로 필요할 때 엄격하고 공정하게 해 주신 것에 고마워한다. 선생님들은 우리에겐 거의 또 다른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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