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제재 우려 있지만 지금 정책 고수해야

11월 4일, 러시아 '국민 단결의 날' 기념

11월 4일, 러시아 '국민 단결의 날' 기념

예브게니 비야토브/ 리아 노보스티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이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에 대해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립연구센터 ‘레바다 센터’가 8월 5일부터 8일까지 여론조사를 했다. 러시아인은 여건이 어렵지만 그래도 버텨야 한다는 꿋꿋한 자세를 보여주는데 언뜻보면 모순 같기도 하다.

고립에 대한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야기된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에 대해 응답자의 78%는 우려한다. 이들 가운데 40%는 우려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5명 중 한 명(20%)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수치엔 지난 2년간 변동이 없었다. 2015년 러시아의 고립을 걱정한 국민은 78%, 그렇지 않은 국민은 18%였으며, 2014년에는 ‘걱정한다’가 80%, ‘그렇지 않다’가 16%였다.

제재의 부정적인 여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정치 및 경제 제재에 대해 응답자 중 77%가 우려를 나타냈으며 이 가운데 39%는 그 정도가 심했다. 응답자 중 21%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5년의 여론 조사에서는 ‘우려한다’가 78%, ‘걱정하지 않는다’가 19%, 2014년에는 각각 79%와 18%를 기록했다.

응답자 중 72%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29%는 상당히 악화시켰다고 보았다. 그러나 응답자증 20%는 제재가 경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러시아의 대응 제재, 자국에 유리하게 작용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58%)은 “유럽과 미국으로부터의 식료품 수입 금지 조치는 효율적인 것으로, 이미 정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으며, 세계는 러시아를 더 존경하고 러시아의 이해관계에 대해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응답자 중 23%는, “이러한 정책은 무의미하고 불합리하며 유해하여 국민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19%는 대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모스크바 식품포럼에서 참여하는 알타이 지역 식품 생산자의 코너/ 블라디미르 페스냐/ 리아 노보스티모스크바 식품포럼에서 참여하는 알타이 지역 식품 생산자의 코너/ 블라디미르 페스냐/ 리아 노보스티

자국 정책을 고수해야

응답자 가운데 70%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응답자의 68%가 그런 입장을 보였다. 한편 5명 중 한 명(응답자의 21%)은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타협하고 양보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2015년에는 응답자의 20%가, 2014년에는 22%가 이와 같은 견해를 밝힘).

러시아 국민, 이념을 위해 어려움도 견딜 각오

사회 및 정치 현상을 연구하는 ‘레바다 센터’의 사회학자 나탈리야 조르카야는 여론 조사 결과가 러시아의 현황을 잘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크림 합병 이후 대다수의 러시아인들은 자신을 국가와 곧바로 연결시켜, 전 세계인들이 두려워하는 ‘강대국’의 이념을 위해 제재와 고립마저도 기꺼이 견딜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회학자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은 일상의 문제를 정치와 연결시켜 생각하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그녀는 “러시아인들은 제재 조치와 국제적인 고립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인식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대응 제재 조치를 반가워하며 현재의 대외 노선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인식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러시아학술아카데미 사회학연구소의 미카일쳬르늬쉬는 “여론 조사 결과는 모순적이지 않다. 제재 조치와 고립된 상황을 우려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뭔가를 거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잘못이 러시아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있는 만큼 러시아는 현재의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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