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노숙자들에게 불도 질러요..나쁜 놈들.”

보통 한번 노숙인이 되면 계속 그대로 살게 된다고 한다. 다 그럴까? 7년동안 모스크바 노숙인으로 살다 삶을 되 찾은 이리나(25,여)의 이야기를 독백 형식으로 옮긴다.
출처 : 바렐리 샤리풀린/타스

나는 모스크바 태생인데 태어난 나는 14세 때 집을 나왔다. 이유가 있었다. 의붓 아버지의 계속되는 가정 폭력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두들겨 맞았을 때 갈비뼈 2개가 부러졌다. 그 때 나는 다음엔 아예 걸어다니지도 못하겠다는 공포심을 느꼈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쿠르스키 기차역 근처에 있던 부랑인 집단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서로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꽤 큰 집단이었다.

우리는 기차역에서 잠을 자곤 했는데, 플랫폼 입구 혹은 거리에서 잤고, 종종 운이 좋으면 대기실에서 자기도 했다. 물론 경찰들에게 들키면 쫓겨났고, 어떤 때는 하루 종일 경찰들의 눈을 피해 다녀야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별 이유없이 노숙인들을 때리고 조롱하는 젋은 불량배들이었다. 이들은 종종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위험한 짓을 하곤 했는데, 한번은 자고 있던 노숙인들에게 불을 지른 적이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서로 도와주면서 위험한 순간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추위, 산사나무 열매, 그리고 헤로인

노숙인들에게 최대의 적이 겨울의 모진 강추위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5명 혹은 10명이 한 매트리스 안에서 구할 수 있는 만큼의 이불을 덮고 웅크려 자는 일은 다반사였다.

보드카로 추위를 달래보기도 했지만, 그럴만한 돈이 항상 충분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소독용 알코올이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던 팅크 (알코올에 혼합해 약제로 쓰는 물질)나 산사나무 열매를 사서 먹곤 했었다.

사진제공: 로이터사진제공: 로이터

노숙인들에겐 큰 행복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함께 했던 무리들은 보통 마약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다. 이상하게도 비싼 헤로인으로 시작해서 마약과 같은 효과가 있는 싼 약제들을 구해서 사용하곤 했다. 마약이 있는 곳에 도둑질이 있다는 건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오랫동안 마약에 의지하며 지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마약을 훔치기도 한다.

옷을 빨고 목욕을 하기 위해 찾는 곳은 쿠르코보 공원이나 근처 강가였다. 거기서 우리는 목욕을 하고 옷도 빨아 입었다. 이후엔 쿠르스키 역에 노숙인이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는 공용 목욕탕이 생겼다. 이 외에도 많은 복지 단체들이 생겨 무료로 급식을 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막 길거리 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는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어떤 이들은 비둘기나 떠돌이 개를 잡아 먹기도 했다. 물론 나는 이를 경멸했으며,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다. 개들은 노숙인들에게 특히 더 많은 도움이 되곤 했다. 어떤 사람들은 일부러 개들을 잘 먹인 후에 데리고 다니면서 구걸하기도 했다.

어떻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가?

나는 7년이라는 시간을 거리에서 보냈다.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다. 그냥 그런 생활에 어느 순간 질렸던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마약때문에 죽거나 감옥에 갔다는 것이 자극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Mercy(자선)’이란 이름의 자선단체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처음 이 단체를 찾자 그곳에서 잠시 지낼 수 있도록 해줬다. 그러고는 신분증을 새로 만들고 공부할 수 있는 적당한 과목을 찾게 도와줬다. 얼마 지나 식료품 가게에서 캐쉬어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금은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아파트를 임대해서 살고 있다. 친인척 대부분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나머지 사람과도 이전처럼 연락하며 지내지는 않는다.

나는 종종 쿠르스키 역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들을 만나 어떻게든 도와주려 하고 있지만 사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들에겐 인생을 바꿔볼 마음이 없다. 구걸하고 보드카를 마시면서 사는 게 더 편하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편으론 다른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돈이나 옷과 같은 것들로 도와줄 순 있지만 그 게 전부다. 그들은 지금처럼 술을 마시며 거리에 남아있을 것이다.

참고: <거리의 친구들> 자선 캠페인의 나탈리야 마르코바씨에 의하면 모스크바 노숙인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그는 “2012년 모스크바 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약 6000여명의 노숙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데이터는 아직 나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러시아에는 약 3만 명에서 10만 명 정도의 노숙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사는 Gazeta.ru에 러시아어로 처음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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