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탈출 이민… 과장된 우려?

아에로익스프레스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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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춈 게오다캰/ 타스
러시아를 떠나는 이민 문제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예전처렴 이웃한 구소련 공화국들로부터 오는 수 백 만 이주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나라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이 이끄는 자유주의 성향의 연구센터인 시민이니셔티브위원회(Коммитет гражданской инициатив)의 전문가들이 러시아를 떠나는 이민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5년간 러시아를 떠난 이민이 상당히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러시아를 떠나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 이스라엘로 향한 사람은 줄잡아 50-60만 명이다. 문제는 이들 대다수가 교육수준이 높으며 러시아가 심각한 ‘인적, 사회, 경제적, 지적 자본 유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고국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또 공식 통계를 비판하고 이민 관련 공식 수치가 실제보다 3-4배나 낮게 평가돼 있다고 주장한다. 공식 통계가 러시아를 떠난 사람들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이들은 이민자 수를 집계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사회학연구소의 블라디미르 무코멜 민족정치 및 지역 연구센터 소장은 “통계가 이민 규모를 포착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주 과정의) 역동적 변화를 포착해 보여준다”고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분석가들은 공식 수치에 대해서만 아니라 쿠드린 센터의 자료에도 의구심을 표명했다. 쿠드린 센터의 자료는 러시아인 이민자들이 향하는 국가들에서 나온 정보와 러시아 통계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무코멜의 평가에 따르면, 외국 통계 상황이 러시아 상황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는 “각 국엔 자체 계산 방법이 있다. 우리는 이 러시아인이 ‘그 나라에’ 6개월 예정으로 간 것인지 영원히 있을 예정으로 간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숫자 계산의 부정확성

전문가들이 내놓은 결론이 실망스러운 것은 이민과 관련하여 신뢰할 만한 수치를 현재 얻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러시아 대통령 산하 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RANEPA) 이민정책연구센터의 빅토리야 레데네바 소장은 “러시아를 떠나는 이민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민 규모를 둘러싼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하려고 하지 않는다. 레데네바에 따르면, 이건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그녀는 이에 대한 증거 자료로 2015년 RANEPA에서 시행한 사회학 연구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를 영원히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서 총 1.5%인 것으로 나타났다(2013년 비율은 3.2%였다). 또 약 6%는 러시아를 떠나고 싶지만, 그런 기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레데네바는 러시아 탈출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총 7-8%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시민이니셔티브위원회의 보고서는 ‘이민 경향이 강한’ 사람들의 비율을 최소 8% 최대 23%로 평가했다.

하지만 외국으로 이민 갈 용의가 있다고 해서 이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코벨은 “러시아를 떠날 용의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떠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이는 실현되지 않을 확률이 90%인 탐색과 희망일 뿐이다”라면서 “러시아의 이민 분위기가 지난 수 년간 과장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떠나는 이민 사유들

이와 함께 사회학자들은 청년층의 ‘이민 경향’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은 젊은이들이 러시아에 사회적 정의가 부족하고 개인적 발전 전망도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사회적 신분상승 기회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층 이민의 경우에도 이들이 러시아를 영원히 떠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개 청년들은 향후 몇 십 년을 내다보면서 계획을 짜지는 않기 때문이다.

레데네바에 따르면,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러시아를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는 교육 수준이 높은 30~45세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낮은 임금과 높은 세금, 부패에 대한 불만 등 주로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에 러시아를 떠난다. 지난 몇 년간의 경제 위기도 이들이 러시아를 떠나는 이유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레데네바는 반대 추세도 지적했다. 즉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초에 러시아를 떠났던 사람들이 최근 몇 년간 러시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러시아를 떠나는 이민자들은 주로 서유럽 국가들(독일이 특히 인기 있다)과 미국, 이스라엘을 이민지로 선택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러시아 사람들이 찾는 전통적인 이민지 외에 호주와 뉴질랜드처럼 이전에는 생소했던 국가들도 이민지로 새롭게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누가 러시아로 오나

러시아는 입국 이민자 수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항구적으로 거주하는 이민자는 1160만 명이다. ‘이민자’ 수에서 큰 격차로 1위인 나라는 4660만 명 이민자가 살고 있는 미국이다. 2위는 1200만 명 이민자가 살고 있는 독일이다.

블라디미르 무코멜의 평가에 따르면, 이들 자료는 부분적으로만 사실이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민자 1160만 명에는 현재 러시아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이 다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 관광객과 러시아 경유 여행자들도 포함된 수치다. 그의 자료를 보면, 이들 가운데 노동 이주자는 650만 명 플러스마이너스 50만 명이다.

이들은 주로 구소련 3개 공화국, 즉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출신으로 러시아 유입 이주자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주자 중에는 우크라이나인들도 상당히 많다. 레데네바는 몰도바인과 동남아 국가 출신들, 예를 들면, 베트남인의 러시아 이주도 활발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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