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 경제 위기에도 출산 늘려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보고 있다.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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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출산율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낮은 실업률을 꼽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러시아의 경기 침체가 ‘국민의 출산 행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2016년 러시아 가정에선 꾸준히 아이가 탄생하고 있다. Russia포커스가 입수한 러시아 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RANEPA) 사회분석·전망연구소의 보고서에 제시된 분석이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러시아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수는 지난 2년 같은 기간과 비슷하다.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은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러시아인 15%는 직장을 잃을 경우 출산을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원인들

보고서의 저자인 알라 틴디크 RANEPA 사회분석·전망연구소의 인구·이주·노동시장 연구실장은 “현재의 경제 위기가 2008년 금융 위기와 마찬가지로 임신 의사와 출산 시기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심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제공: PhotoXPress사진 제공: PhotoXPress

그녀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 가정은 물가 상승과 소득 감소 부문에서 경제 위기를 실감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에 적응한 상태다. 그는 또 더 중요한 요인은 실업 문제지만 이 역시 많은 사람이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프리덤 파이낸스’의 게오르기 바셴코 러시아 증권시장 거래부장도 틴티크에 동의하며 “국민들이 경제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간주하지 않고 적응했으며 정부도 주택담보대출 보조금 등 장기적으로 유지돼 온 복지 지원을 러시아 가정들에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회사 ‘피남’의 금융 애널리스트 티무르 니그마툴린은 최근 몇 년간 주택 공급량 증가를 출산율 증가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현재 출산율은 대개 실질 소득과 경제 상황 전반에 관계없이 몇 년간 지체와 증가 현상이 함께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특히 2013년 러시아 주택 건설 규모는 최대 6940만 ㎡ 15.5% 증가했고 2014년에는 최대 8,100만 ㎡로 14.9% 늘었다. 니그마툴린은 이런 상황이 출산률 증가로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알라 틴디크는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에 출산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이런 과정은 2000년대 중반부터 계속됐는데 1990년대에 오랫동안 낮았던 출산율이 회복 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녀는 “두 번째 아이를 낳는 여성들의 평균 나이가 30~35세이고, 또 이들은 다세대 출신”이라면서 “요즘 여성들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청춘을 보낸 여성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1명이 낳는 아이의 평균 수를 의미하는 출산율은 2015년에 1.77명까지 높아졌다. 이에 앞서 막심 토필린 노동·사회보호부 장관은 “2016년 상반기 출산율은 1.83명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은 현대 러시아 역사에서 경제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98년 바로 다음 해인 1999년에 관측됐다. 당시 여성 1명당 출산율은 1.157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출산율도 국가가 발전하는 데는 불충분하다. 금융 중개회사 ‘옷크리티예 브로케르’ 회장의 거시경제 고문 세르게이 헤스타노프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여성 1 명당 출산 아이 수가 최소 2.2명은 돼야 한다. 따라서 1.83명도 인구를 늘리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의 인구가 증가하는 이유는 주로 이주자가 유입된 덕분이다. 그는 “출산율이 2명 미만이란 것은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의 자연 증가는 국민의 실질 가처분 소득이 증가해야 시작될 것이며 적어도 2020년은 돼야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상반기 러시아 인구의 자연 감소는 3만22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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