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4명 중 1명이 노트북 웹캠을 가리는 이유

세르게이 사보스티야노프/타스
얼마 전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사진 한장을 공개했는데, 사진 속 그의 노트북 카메라는 스티커로 가려져 있었다. 정보보안 기업 ‘카스퍼스키랩’의 설문에 답한 러시아인 중 23%가 저커버그처럼 웹캠을 가린다. 이유는 무엇이며, 이러한 방법은 효과가 있을까?

러시아에는 ‘절연 테이프 조각으로 고칠 수 없는 문제나 고장은 없다’는 농담이 있다. 그런데 요즘 절연테이프는 정보보안 영역에서도 쓸모를 과시한다.

‘카스퍼스키랩’의 언론 공식 발표자료에 따르면, 자사 설문 결과 러시아인 23%가 노트북 웹캠을 가려 놓는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하는 이유를 몇가지 제시한다.

첫째, 정부 감시가 두려워서다. 애드워드 스노든 사건 이후, 모든 인기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비밀 특수요원들에 대한 상상이 커져갔다. 웹캠에 테이프를 붙인 수 천 명 학생 중 하나인 안드레이 파데예프는 “윈도우10이 막 나왔을 때 SNS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자들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는 글을 읽었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둘째, 개인 해커의 몰카 문제다. 아무도 해커가 몰래 지켜보길 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소위 ‘스크립트 키디(Script kiddie, 아마추어 해커)’가 사용자의 컴퓨터를 망가뜨리기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준비된 프로그램으로 재미 삼아 해킹을 한다.

몇 달 전, 몰카 온라인 쇼를 만든 익명의 해커에 관한 얘기가 러시아 인터넷에 퍼졌다. 다른 이의 컴퓨터와 내장 웹캠에 원격 접근한 이 몹쓸 해커는 ‘잔혹한’ 인터넷 방송을 만들었다. 그는 타인의 컴퓨터를 조종해 유해 사이트를 열고 웹캠을 켰다. 그 다음 이 불쌍한 사용자를 지켜보며 동료들과 즐겼다. 그 불운한 사용자는 왜 업무용 컴퓨터에서 느닷없이 변태적 포르노가 켜졌는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절연 테이프가 기적을 일으킬까?

그렇다면 평범한 절연테이프가 네트워크 보안이라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물론,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웹캠을 가리면 해커는 어떤 해킹 기술을 써도 당신을 볼 수 없다.

그러나 해커가 타인의 컴퓨터에서 웹캠을 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그가 훨씬 더 중요한 것들에도 접근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컴퓨터로 은행업무를 보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개인적인 사진과 스캔한 문서를 저장한다.

“이는 우리가 모니터 앞에서 코를 후비는 사진을 누군가가 공개할 수 있는 가능성보다 더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정보보안 분야 프로젝트 매니저인 다닐라 센탸보프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는 “어떤 전자기기든 가까이 있다면 공중파 방송에서 할 수 없거나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절대로 하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이 낫다”고 충고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웹캠에 친 하나의 ‘커튼’만으론 확실히 불충분하다. “백신 프로그램을 깔고(카메라 조종은 대부분의 경우 악성코드 감염과 관계 있다), 소프트웨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암호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센탸보프는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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