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금수저'들이 사는 법

Shutterstock/Legion Media
'러시아의 부잣집 아이들(Rich Russian Kids)' 프로젝트는 인스타그램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와 관료 자녀들의 달콤한 삶을 보여준다.

러시아인 대다수가 경제 위기와 루블달러 환율 상승, 서방제재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러시아인 대다수에 관련된 이야기이지 전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계정 ‘러시아의 부잣집 아이들(Rich Russian Kids, 이하 RRK)’은 거국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러시아 상류층 자녀들은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준다.

RRK 계정은 러시아 기업가와 관료 자녀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면서 두 달 만에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자료들은 그 주인공인 부유층 아이들이 RRK 프로젝트 개설자와 공유한 것이다.

(당신의 몇 달치 월급이 이렇게 날라간다)

공개 대상

인스타그램 퍼블릭 계정 RRK의 개설자는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익명을 요청했다. 그는 생애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고 그 자신도 러시아 ‘금수저’(“золотая молодёжь”) 계층에 속한다. 사진과 동영상 속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지인이라고 그는 말한다.

(얘 한달치 월급인데 아무도 관심이 없네?)

(다들 아침마다 이 정도는 하잖아?)

“러시아에서는 올리가르히의 아이들을 다르게 대한다. 이 젊은 남녀아이들은 외국의 동년배들과 다르게 생활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모스크바에서는 이들에게 허용된다. 러시아에서는 법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이익에 맞춰 가지, 그 반대가 아니다.” RRK 개설자의 말이다.

모스크바의 일상 - 금수저는 도로에서 역주행을 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아놔, 왜 내가 가는 길만 막혀)

(애완동물 산책시키는 방법은 다 다를 거야. 너라면 연립주택단지에서 개와 돌아다니겠지, 아마)

“프로젝트의 목적은 부자들에게 흥미로운 비즈니스 프로젝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찾는 걸 돕는 것이다. 나는 모스크바와 러시아의 다른 도시들에 동년배들에게는 없는 조건을 갖고 태어난 이들을 소개한다. 대학생들은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사업구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투자자나 은행을 찾아가 대출을 받는 것은 두려워 한다.” RRK 개설자의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만남의 성공 사례가 있는지 묻자 그는 대답을 어려워했다.

사생활 공개 이유

이른바 러시아 사회의 ‘황금수저’들이 RRK에 자신의 사생활을 공유하는 이유는 유용한 만남을 찾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서다.

RRK에 자신의 사생활을 공유한 여성 유저들을 Russia포커스가 인터뷰해본 결과 자신이 금수저는 아니지만 금수저 남친 덕분에 럭셔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도 있다.

(꿈에 그리던 삶)

RRK에 참여한 알렉산드라 말린스카야는 러시아 기업가의 가정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멋진 삶이란 무엇인지를 체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그녀에게 유럽 유학과 세계 여행은 일상이다. 이제 18세인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므기모(МГИМО,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교) 진학을 준비 중이다.

수업에 늦으면 개인운전사가 모는 차를 차고 ‘경광등’을 켠 채 꽉 막힌 모스크바의 도로를 쏜살같이 달릴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보내는 기간은 1년에 6개월 정도로 러시아 겨울이 지나갈 때까지는 외국에서 보낸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해변이나 스키 리조트에 간다.

(어디 나한테 ‘아니’라고 해봐)

RRK에 참여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인 19세의 알렉산드르의 삶은, 그 자신의 아이러니한 표현에 따르면, “따분하고 평범하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요트와 비행기, 고급 자동차들이 나온다. 생애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고향과 친구들이 그리워서 러시아로 돌아와 대학 행정학부에 입학했다.

(너희들이 다차에 가서 텃밭 맬 때, 우리는 요트를 탄다)

한편, 다닐은 친척과 지인들을 통해 알고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공개하길 좋아한다. 푸틴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있다.

(절친들과 함께하는 저녁)

(모두에게 세료자 아저씨(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편집자 주)의 인사를 전한다)

자신은 모스크바에서 소박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부를 남들에게 과시하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다닐은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엠게우(МГУ, 모스크바국립대학교) 경영학부에 다닌다. 심지어 나랑 알지도 못하면서 나를 가리켜 ‘부정입학’을 했다고 손가락질 하는 동기생들이 많다. 그들은 내가 가진 환경을 부러워하면서 내가 모든 것을 쉽게 손에 쥔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달리 내가 19살에 벌써 일을 하고 있고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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