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으로 개종한 러시아 여성들...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발레리 샤리풀린/타스
공산주의 치하 70년 동안 종교를 박해했던 러시아에서 종교가 빠르게 부활하는 중이다. 러시아인 중에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Russia포커스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러시아 여성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러시아에서는 대다수 사람이 러시아정교회 신자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교도들이 외지인이나 외국인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이주민들이 이슬람교를 들여온 유럽 국가들과 달리 러시아에서는 많은 토착 민족들이 수세기 동안 이슬람교를 믿고 있고 기독교인들과 이웃하여 살고 있다. 하지만 소련 시대에는 모든 종교가 박해를 받았다. 그러던 것이 공산주의 붕괴 후 러시아 정교와 이슬람교가 빠르게 부활했다.

러시아 이슬람교도 수에 관한 믿을 만한 통계는 현재 없다. 최신 러시아 인구 조사서는 자국민이 어떤 종교를 믿고 있는지 묻지 않는다. 따라서 러시아 이슬람교도 수는 보통 타타르, 바시키르, 체첸 같은 러시아 내 전통 이슬람 인종 그룹의 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그래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인종적 이슬람교도’는 1,600~2,000만 명으로 러시아 인구의 12~15%를 차지한다.

게다가 비이슬람교도로 다른 신앙을 믿고 있다가 나중에 이슬람교도로 개종한 이른바 ‘신(新) 이슬람교도’도 있다. 니콜라이 실라예프 지역안보·캅카스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런 경우가 상당히 드물지만, 러시아에서는 이것이 이슬람교도들이 러시아 정교로 개종하는 경우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내 종교 개종 건수에 관해 이용 가능한 자료가 하나의 추세를 보여줄 만큼 충분치는 않다고 덧붙였다. Russia포커스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러시아 여성 세 명과 인터뷰를 가졌다.

발레리야, 22세. 5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내가 이슬람교도가 되기로 하자 내 가족은 충격에 빠졌다. 처음에 가족은 이슬람교도와 관련한 최악의 고정 관념을 생각했다. 가족은 내가 가까운 장래에 버스와 트롤리식 버스를 폭파할 거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내 가족은 내 선택을 존중해주었고 나는 이에 매우 감사한다. 특히 어머니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내 결정을 받아들여 주었고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옹호해 주셨다.

개종 후에는 이슬람교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세 달 안에 나마즈(기도,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두 달 뒤에는 히잡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타타르족이지만, 남편 가족은 이슬람교를 고집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함께 살면서 마침내 신앙으로 하나가 되었다.”

울리야나, 30세. 7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슬람교에 관심이 있었다. 대학 때는 이슬람교 기본 원리와 아랍어를 배웠다. 이슬람교도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들의 행동은 내가 속한 사회에서 ‘정상’으로 간주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것이 내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유다. 이미 그런 가능성을 짐작하고 있던 내 부모님과 가까운 친구들은 내 선택을 이해해 줬다.

나는 머리에 두건을 두르지 않는데, 기도를 드릴 때만 얼굴을 가린다. 처음에는 단식도 어려웠지만, 3년 안에 익숙해졌다. 이슬람교도를 둘러싼 고정 관념들이 많이 있다. 일례로 이슬람교도들은 ‘이교도를 죽이고, 불쌍한 동물을 칼로 찌르고 자기 부인을 때리고 비신앙인을 배척한다’는 고정 관념을 들 수 있다. 이런 태도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뭔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이 두렵다고 한다면, 그 두려움이 사실에서 나온 것인지 아닌지 알아 봐야 한다. 제대로 된 이슬람교도들에 관해 더 많이 알고 그들과 자주 소통하면 두려움은 대부분 사라진다.”

제이납(옐레나), 55세. 10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

“1990년대 말이었다. 남편과 나는 이집트 관광 여행을 떠났다. 이슬람 국가를 방문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완전히 다른 정신세계와 삶에 대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보았다. 이 문화에 빠져들면서 아랍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코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마흔 살이 되자 나는 남편에게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들은 내 결정을 이해하고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 어머니와의 관계는 순조롭지 못했다. 어머니가 내 결정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어머니는 이제 심지어 내게 할랄 음식(이슬람교 계율에 따라 처리된 음식)을 사다 주기까지 한다. 4년 후 내 큰딸도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이슬람교로 개종한 직후에 나는 내가 많이 변했고 과거의 레나(옐레나의 애칭)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이름도 이슬람 식으로 바꿨다.

나는 영어와 독일어 기술 번역가로 일했다. 내가 히잡을 쓰고 다니자 직장 동료들은 나를 얕잡아 보기  시작했다. 나는 사소한 문제로 해고됐다. 몹시 화가 났지만, 두 달 뒤에는 경쟁 회사에 들어가 비슷한 일을 하며 봉급도 더 많이 받게 됐 다. 나는 새 직장에서 두건을 쓰고 다닌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내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할 뿐 내가 어떻게 하고 다니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나는 이슬람교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선례를 만들고 싶다. 사람들은 이슬람교에 관해 긴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의 행동을 본다. 진정한 이슬람교도는 같은 이슬람교도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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