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간 여성들’... 최초의 여성 우주인팀 격리실험 결과

여성과학자 6인이 밀폐시설에서 9일을 보냈다.

여성과학자 6인이 밀폐시설에서 9일을 보냈다.

11월에 러시아에서 오직 여성들만 참가하는 사상 최초의 격리우주실험이 완료됐다. 실험참가자들은 비행 당시 겪은 일들을 페이스북의 프로젝트 페이지에 게시했다. Russia포커스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모스크바 의생물학문제연구소(IMBP)의 여성과학자 6인이 밀폐시설에서 9일을 보냈다. 캡슐 속 환경과 체류기간은 실제 달 비행 조건과 최대한 가깝게 설정됐다. 실험참가자들의 기록일지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기록일지는 페이스북의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우주에서 미모 관리’ - 휴지로 머리 말리기

실험에 참가한 여성과학자들은 실험에 관한 내용과 밀폐시설의 생활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관해 썼다. 높고 좁은 침대, 전자레인지로만 데워 먹는 낯선 음식, 휴지와 세면대만 쓸 수 있는 위생상의 어려움, 업무용 무선전보를 제외한 외부 세계와의 연결 차단 등에 대해서다. “내게 가장 어려웠던 것은 가까운 사람들, 내 가족에 관한 정보 차단을 견디는 일이었다. 그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며,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으니까.” 프로젝트 참가자 안나 쿠스마울이 말한다.

“처음에는 잠을 자기 힘들었다. 모듈 속은 소리가 너무 잘 들리기 때문이다.” 다리야 코미사로바가 말한다. “제1선실에서 노트북으로 타자를 치고 있으면 그 소리가 제6선실까지 들리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진다. 또한 나는 머리가 긴데, 휴지로 머리를 말리는 일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고통스러운 체험이었다.

‘착륙 지연’ - 지상엔 허리케인

실험 자체도 어려움과 불편함을 불러일으켰다. ‘우주인들’은 신체변화 측정을 위해 몸에 전극을 부착해야 했고, 때로 하루 종일 이를 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 때문에 피부에 염증이 생겼다.

선내 비상상황이 2차례 발생했다. 첫 번째 비상상황에서 참가 여성들은 전기에 감전된 동료 승무원을 도와야 했다. 이 승무원 역할은 마네킹이 대신 했다. 이를 위해 이 과정을 감독하는 모스크바 병원의 의사들과 실시간으로 원격의료통신이 연결됐다.

그 다음에는 밀폐시설에서 철수하기 24시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젝트 참가자들에게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때문에 착륙이 24시간 연기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응은 다양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스스로도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말했다. 우리 프로그램은 복잡한 조작과 연구들로 꽉 차 있어 과학장비를 챙기고 보고서를 준비하고 지침서에 추가의견을 적고 철수방법과 비행완료후 검사에 관해 논의하는 등 귀환 준비에 시간이 모자랐다.” 옐레나 루치츠카야 선장이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승무원 모두가 가족과 만날 준비를 하면서 내일이면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마침내 실컷 잘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남성과의 비교분석

“팀 차원에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했다.” 안나 쿠스마울이 말한다. “자기 느낌과 감정을 나눌 수 있고, 다른 누군가가 똑같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려움을 견디기가 훨씬 쉬워진다. 우리 팀은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루나(Луна)-2015’ 프로젝트의 일환인 이번 실험에서 러시아 여성학자들은 신체의 밀폐시설 환경 적응 메커니즘을 조사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용 기기를 시험했으며, 장기 우주비행 시 여성의 심리작용과 신체의 생리작용을 연구했다.

총 30여 가지 실험이 진행됐으며, 실험 결과는 몇 개월 동안 IMBP 연구원들에 의해 처리될 것이다. 호흡계, 심혈관계, 면역계 및 기타 신체계통이 밀폐시설에 어떻게 반응했는가에 관한 데이터의 종합적 분석이 과학적 관심사다.


학자들은 남성들이 참가한 이전 시험에서 얻은 결과와 비교분석을 진행할 것이다. ‘루나-2015’ 프로젝트는 다양한 기간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격리실험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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