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어디까지 알고 있니?

러-한 양국의 우호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하여 양국 정부가 수많은 성명을 발표해왔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러-한 양국의 우호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하여 양국 정부가 수많은 성명을 발표해왔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엘레나 프로시나
한국 대학생들의 눈에 비춰진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

한∙러수교 25주년을 맞이하여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념'이라는 장벽에 갇혀 서로에 대한 언급조차 조심스러웠던 예전과 달리, 수교 이후 25년이 지난 현재 한국과 러시아의 젊은이들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를 위해 먼저 한국대학생 302명을 대상으로 러시아와 관련된 다양한 문항을 작성하여 설문 조사를 실시해보았다. 설문조사에 응한 대상자는 20~25세 사이의 남녀 대학생들로, 이들은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이 새로이 출범한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다. 한편 설문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러시아 어문학 및 지역학 등 러시아 관련 전공 학생들은 설문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설문조사 문항은 러시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한반도의 안보 및 통일 문제와 관련된 러시아의 입장과 역할을 추측해보는 7개의 객관식 문항, 그리고 한 나라의 문화 기반을 형성하는 역사, 종교, 언어, 사회, 가족 등의 지표를 측정하기 위해 작성된 5개의 주관식 문항 등 총 12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1990년도 이후에 출생하여 소비에트 및 러시아에 대한 이념적 편견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한층 객관적인 시선으로 러시아를 바라볼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들 신세대 역시, 러시아라는 국가 및 국가이미지를 여전히 소비에트의 연장선 상에서(소비에트=공산국가=독재) 이해하고 있었다. 한반도 안보 및 통일과 관련하여 러시아가 부정적인 제스처를 취하거나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54%)는 한국 대학생들이 러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한반도 통일을 위해 적극적이며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해야 될 나라로 과반수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중국을 지목했으며(54.6%), 러시아를 선택한 학생은 5.3%에 불과했다.

한편 러시아 종교, 사회, 가족에 대해서는 각각 65.5%, 40%, 58%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잘 모르겠다(또는 무응답)'라고 대답했다.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향을 드러내는 것은 어느 정도 대상에 대한 정보가 존재할 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모른다'라는 것은 말 그대로 대상에 대한 정보 부족 혹은 정보 부재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러시아 관련 정보와 인식이 예상 외로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러시아라는 국가에 대한 정보 부족과 문화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교류 확대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정서적인 이해와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 확대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향후 양국 간 상호 우호적인 협력 관계 형성 및 발전은 물론, 동북아 지역을 이끌어 나갈 미래의 주역인 한-러 청소년 및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상호문화 이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문화 교류 사업 및 공동 문화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적 외교문화 사절단 교류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의 양국 간 '문화 소통'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가야 될 것이다.

한국 대학생의 눈에 비친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 설문 조사 결과 예제 (주관식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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