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해외 영향력 확대에 디아스포라의 힘 빌리기로

(사진제공=Alamy / Legion-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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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소프트 파워’의 해외 전파용으로 디아스포라의 잠재력을 활용하려고 디아스포라와의 새로운 협력 형태들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디아스포라를 다른 국가들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으로 삼고자 하며 독일 내 터키 소수민족의 경험과 모국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있는 중국 이민자들의 경험을 참고하고 있다.

러시아는 제정 러시아와 소련, 현대 러시아를 떠나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하려고 한다. 지난 10년간 러시아 당국의 핵심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는 재외동포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특히 중요해졌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연방회의(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재외동포들이 현재 새로운 지정학적 상황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냉전으로의 회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새로운 상황 때문에 러시아어 사용 디아스포라가 러시아 사회와 당국의 입장을 다른 나라 시민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수단, 다시 말해 흔히 '소프트 파워'로 불리는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디아스포라, 터키 모델 따를까?

코사초프 위원장은 지난 5일 상원에서 열린 재외동포와의 협력 및 '소프트 파워' 관련 원탁회의에서 자신의 발표안을 내놓았다. 이고리 모로조프 상원의원도 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의 디아스포라 정책에 관해 말하고 외국의 경험을 사례를 들며 러시아와 재외동포의 바람직한 협력상을 제시했다.

그는 독일 내 터키계 주민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수십 년간 독일에 살며 융화됐고 현재 정당을 조직하는 등 국가 권력의 모든 차원에서 대표권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터키 지도부도 이 정치 세력 대표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모로조프 상원의원의 말에 따르면, 몇몇 유럽 국가 내 러시아 디아스포라에서도 그와 유사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독일 이주자 정당 '아인하이트(EINHEIT)'가 독일에 등록한 일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이주자 정당은 프랑스에서도 등장했고 이탈리아에서도 곧 등록할 예정이다.

모로조프 상원의원은 이 과정의 전망이 좋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 세계 여러 지역에 걸쳐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지역에는 "활동적이고 교육 수준도 높고 의욕도 있는 30~35세의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외국에 살고 있지만, 자신이나 자신의 선조가 떠나온 러시아와 스스로를 과거와 마찬가지로 많은 점에서 동일시하는 이들을 러시아에서 통털어 지칭하는) '루스키 미르(러시아 세계)'와 동질감을 가질 뿐 아니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용의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탁회의에서는 중국의 사례도 언급됐다. 코사초프 위원장은 중국 출신 이민자들이 모국에 수십억 달러를 송금하며 본국을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친러 운동은 없다'

알렉산드르 랏코프 러시아 대외협력청 부청장도 '소프트 파워'을 활용한 접근법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의 엘리트들과 시민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 협력의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드라 도쿠차예바 CIS국가연구소 디아스포라 부장은 러시아 디아스포라의 활동 사례들에 일정한 진전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여전히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고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따라서 외국에서 대중적인 친러 운동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도쿠차예바 부장의 견해에 따르면, 이는 해외 디아스포라의 조직과 강화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음에도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러시아 당국과 재외동포의 협력이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 당국자들은 실수를 교훈 삼을 용의가 있고 재외동포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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