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혼미양상을 띠는 넴초프 피살사건 수사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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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넴초프 피살 사건 수사의 핵심 가설이 흔들리고 있다. 종교적 범행 동기를 반박하는 정보가 나왔기 때문이다. Russia포커스가 만나본 전문가들은 수사 당국이 의도적으로 여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야당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 피살을 둘러싼 세부 정황이 새로 나와 수사당국의 핵심 가설이었던 '이슬람 연루설'이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슬람 연루설에 따르면, 넴초프는 예언자 무함마드 만평을 실은 프랑스 잡지 '샤를리 엡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됐다. 하지만 일간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가 입수해 발표한 비디오 카메라 사진들을 보면 수사당국이 살인범이 타고 있었다고 한 자동차는 샤를리 비극이 터지기 전인 작년 9월부터 이미 넴초프의 집 부근에 주기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신문은 넴초프에 대한 미행이 오래 전부터 진행됐고, 넴초프는 그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싸우고 있다고 본 '체첸 용병' 관련 문건을 작년 8월 발표했다는 이유로 살해됐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독실하지 않은 신자

지금까지는 유력 용의자인 러시아 내무부 소속 내무군 전 직원 자우르 다다예프의 자백에 따라 종교적 이유가 수사당국의 핵심 가설이었다. 수사당국의 견해에 따르면, 다다예프는 휴가를 이용해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중에 자우르 다다예프는 기존 진술을 부인하고 체포 당시 그와 함께 있었던 친구를 위해 거짓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다다예프는 자신이 자백하면 동료가 석방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의 가족들도 종교적 동기를 부정하고 있다. 다다예프의 어머니는 "자우르가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다"고 경제지 RBCdaily에 말했다.

국내정치 갈등

이슬람 연구자인 게오르기 미르스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ИМЭМО) 수석연구원은 수사당국이 '이슬람 연루설'을 그렇게 고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게 가장 편리한 가설이다. 청부자가 없고 동기도 명확해 더 꼬투리를 잡을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고 Russia포커스에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넴초프는 이슬람을 거의 언급한 적이 없다. 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넴초프를 살해할 만한 이유가 없었다고 본다"면서 실제 살해동기는 종교와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인 올레크 카신은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 kashin.guru에서 지금까지 나온 두 가설(종교적 불관용 또는 오래 전부터 준비된 살해) 모두 연방보안국(FSB)이 연루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준비된 작전이라면 정보부가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연방보안국이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보부가 일부러 뒷편으로 물러나 앉아서 카디로프가 스스로 실수를 하도록 만든 후에 짠 하고 나타나 그를 엄단하려 한다는 것이 더 믿을 수 있는 가설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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