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AP)
머지않아 모스크바 이곳저곳에 헬기장이 들어선다. 아직은 모스크바 상공을 헬기로 비행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모스크바 시의 '2016 도시 교통 시스템 발전 계획'에 따르면 항공 교통망 발전이 계획돼 있으며 이는 기존의 규제를 철폐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헬기장들은 정부 부처가 입주해 있는 건물의 건물 옥상에 설치될 예정이다. 모스크바 시는 문화재 건축물 보호 규정을 준수하며 헬기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국가 지도부가 하늘길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 안에는 대통령 전용 헬기장이 이미 완공됐다. 대통령 공보실측은 앞으로 크렘린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은 이 헬기장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모스크바 상공에서의 헬기 비행은 비상사태부와 응급구조대, 경찰 및 국가 최고위층을 제외하고는 금지되어 왔다. 지금까지 모스크바 비행 금지구역의 경계는 모스크바 환상도로(МКАД)였으나 올해 5월 2일부터 고도를 8,100m 이상 유지하는 조건으로 민간 항공기에 비행이 허가되었다.
모스크바 상공 활용 결정은 시내의 복잡한 도로 사정과 극심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내려졌다. 정체가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장시간 도로를 통제해야 하는 고위층 차량 행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이들 차량이 시내 도로를 이용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이다.
모스크바 크렘린 안에 지어진 첫 헬기장은 다양한 기종의 헬기 이착륙이 가능하며 계절에 상관 없이 운영될 예정이다. 헬기장 면적은 4,162㎡이며, 타이니츠키 정원(Тайницкий сад) 쪽 성벽 옆에 있다. 크렘린 안에 예비 헬기용 정류장은 없다.
블라디미르 코진 대통령 총무실장의 말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브누코보 국제공항의 정부 전용 터미널에서 크렘린까지 헬기로 이착륙 시간을 제외하고 5~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러시아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도 같은 방식으로 모스크바 중심부까지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러시아 대통령이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 머물러 있을 때면 외국 정상들은 러시아 헬기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이 검토 중이기는 하지만, 이는 외국의 의전법과 규정에 전적으로 달린 문제"라고 코진 실장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국가주석은 안전상 이유로 외국에서 헬기를 이용할 수 없다.
안전문제 전문가들은 지상이 아닌 하늘로 이동하는 것이 외빈과 러시아 지도층에 훨씬 안전하다고 본다. "국가 정상들이 이용하는 헬기에는 최첨단 무선전자, 적외선 및 광학 방어 장치가 탑재되어 있어 헬기를 향해 발사된 모든 미사일을 높은 적중률로 격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이론상 도로를 질주하는 국가 정상의 차량 행렬에 수류탄을 던지는 게 쉽지, 모스크바로 이동식 대공 미사일을 옮겨와 발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군사전문가 일리야 크람니크는 지적한다.
코진 실장은 이 프로젝트에 총 2억 루블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올들어 정부청사에도 헬기장이 생겼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미 이탈리아산 경헬기 Agusta AW-139를 이용해 출근한다. 푸틴 대통령은 출근용으로 중헬기 Mi-8 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서쪽 바투틴 거리에 위치한 비상사태부 건물에도 헬기장이 있다. 조만간 즈나멘카 거리의 국방부 건물 옥상에도 헬기 이착륙장이 완비될 예정이다.
조만간 특수 수상 헬기장도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러시아 헬기산업연합이 개발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모스크바 강에 에어택시와 구조헬기용 부잔교형 헬기장 7곳이 설치될 예정이다.
모스크바 시가 시내 항공 교통망 발전에 관한 항목이 포함된 '2016 도시 교통 시스템 발전 계획'을 마련한 것은 작년이었다. 모스크바 시는 이 계획에 따라 교통부와 공동으로 시 경계지역에 10곳, 시 교외에 40곳의 헬리포트를 설치해 연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일간 이즈베스티야, 코메르산트, 비상사태부 공동편집부 자료, 리아노보스티 통신 자료를 정리해 작성한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