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부부, 이혼 전격 발표

작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푸틴 대통령 부부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축복을 받고 있다. 2012년 5월 7일, 크렘린궁. (사진제공=로이터/알렉세이 니콜스키/리아노보스티)

작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푸틴 대통령 부부가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의 축복을 받고 있다. 2012년 5월 7일, 크렘린궁. (사진제공=로이터/알렉세이 니콜스키/리아노보스티)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부가 결혼생활 29년 만에 합의 이혼을 발표했다.

몇 달만에 처음으로 영부인 류드밀라 여사와 함께 TV 카메라 앞에 선 푸틴 대통령이 결혼생활 29년에 종지부를 찍고 이혼을 한다고 밝혀 러시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푸틴 대통령과 류드밀라 여사는 지난 6일 목요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발레 ‘라 에스메랄다’를 관람한 후 국영 로시야24TV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983년 결혼한 푸틴 내외가 대중 앞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이다.

발레가 공연된 크렘린 대궁전의 화려하게 꾸며진 한 홀에서 로시아24TV 카메라 앞에 선 푸틴 부부는 발레 관람 소감을 밝혔는데 그것은 마치 두 사람이 자신들의 결혼생활을 회고하는 것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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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말했다. “공연이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이에 류드밀라 여사는 말했다. “음악이 아름다웠어요.”

그녀는 “러시아 발레는 화려함과 완벽함의 결정체예요. 동작이 공기처럼 가볍고 경쾌해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이런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관객은 볼 수 없죠”라고 말을 이었다.

발레에 대해 몇 마디를 더 나눈 후 기자는 민감한 화제를 불쑥 끄집어냈다. “두 분이 별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푸틴 대통령이 대답했다.

“내 활동과 업무는 모두 공적인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공적입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즐길 수 있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런 생활과는 절대로 양립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류드밀라 알렉산드로브나는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지 벌써 8년, 아니 9년 됐나… 네, 9년 됐습니다. 그래서… 서로 합의해 결정했습니다.”

류드밀라 여사는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말을 이어받았다.

“우리는 서로 거의 볼 수 없어서 갈라서기로 했습니다.” 그녀가 잠시 쉬었다 이렇게 말했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는 자기 일에 완전히 몰두해 있고, 딸들도 장성해서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각자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나는 대중 앞에 서는 게 정말 싫습니다.”

“류드밀라 알렉산드로브나가 아이들 얘기를 했는데, 우린 딸들을 사랑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푸틴은 이렇게 말하고 “딸애들은 다 커서 자기 삶을 살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대학을 나왔고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부부 사이에는 딸이 둘이다. 큰 딸 마리야는 스물여덟 살이고, 카테리나는 스물여섯 살이다.

“류드밀라 알렉산드로브나와 나는 앞으로 항상 가까운 사이로 지낼 겁니다.” 푸틴이 이렇게 말했다.

류드밀라 여사도 이에 동의했다. “우리 관계는 아주 좋습니다. 또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가 나와 딸들을 여전히 지지해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는 딸들을 많이 돌봐주고 있으며, 딸들도 이 사실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혼이 사실인지를 재차 묻는 기자의 질문에 류드밀라 여사는 “교양 있는 이혼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기자에게 고맙다는 말로 인터뷰가 끝났음을 알렸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로 60세, 류드밀라 여사는 55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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