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도시들… ‘스마트 시티’ 혁명 바람

(사진제공=알라미/레기온메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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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제국에서 가장 큰 무기공장이 자리잡고 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 세스트로레츠크 시는 한때 혁명적 노동계급의 요람으로 간주되었다. 한세기가 지난 지금 이곳에서 새로운 종류의 혁명이 꿈틀대고 있다. 일본의 ‘스마트시티플래닝’ 컨소시엄과 니켄 세케이(Nikken Sekkei) 건축그룹 전문가들이 러시아 개발회사 ‘세베로자파트 인베스트’와 공동으로 이곳에 러시아 최초의 스마트 시티 ‘노비 베레크(신연안)’를 기초부터 새롭게 건설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건축그룹 니켄 세케이의 나카무라 미츠오 회장은 지난 4월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러 당시 대동한 기업총수 대표단 일원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 “일본과 러시아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나카무라 회장은 러시아에 관한 자신의 관심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부분 일본 사람은 중고등학교에서 러시아 문화를 교육받고 자랐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러시아 음악과 문학, 그중에서도 특히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러시아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문화 외에 천연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큰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의 최신 기술을 러시아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러시아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일본은 이미 극복했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일본의 해결 방안과 연구 결과를 러시아와 공유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노비 베레크(신연안)’ 프로젝트에는 바로 일본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페테르부르크 근교도 나대지가 아주 적기 때문에 스마트 시티는 인공으로 조성된 섬 위에 새롭게 ‘건설’될 겁니다. ‘신연안’은 일본이 다져온 기본적 설계원칙들과 환경친화적 도시주거지 건설의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는 러시아 최초의 미니 폴리스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 “현재 모스크바는 1970년대 도쿄와 비슷합니다.”  나카무라 회장은 지적했다. “모스크바는 공간 밀도와 대기오염도가 높으며 지저분합니다. 과거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대도시가 안은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없음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쿄는 단계적으로 한 구역씩 점진적으로 재건축하기 시작했습니다.” 

— “러시아 도시들을 ‘스마트 미니 폴리스’로 바꿔나가면 도시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마카무라 회장은 이같이 확신했다. “특히 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해 도시의 각 구역들을 생태계와 유사하게 통합시켜 나감으로써 개별 주택들 간의 공공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에겐 아직 교통체증 해결이 우선무다. 이미 모스크바를 비롯한 인구 백만 이상 거대도시들뿐 아니라 지방 중심 도시들도 수 킬로미터까지 이어지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험에서 해결책이 보이기도 한다. 기존 도로망을 재편하고, 교통관제 업무를 지능형 전자시스템으로 전환하여 거리 교통관리를 자동화하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교통문제 해결에 러시아 중도시 한해 예산 규모에 맞먹는 국고가 투입되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의 제안으로 도시 중심가에는 대중교통 전용선이 등장했고, ‘스타르트(Старт)’로 불리는 자동 교통관제 시스템이 도입됐다. 모스크바에는 교통법규 위반 촬영용으로 사진 및 비디오 카메라 750대가 설치됐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도 곧 가동한다. 정부는 네비게이션 위성 글로나스(GLONASS)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약 8천 대의 버스와 무궤도전차에 센서가 장착되면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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