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한 연내 비자 면제되면 한국 의료관광 2~3배 늘 듯

러·한, 단기비자면제협정 연내 체결한다

러·한, 단기비자면제협정 연내 체결한다

러시아와 한국 간에 연내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관광업계가 들뜨고 있다. 양국을 오가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무비자 협정 체결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러·한 양국 정부가 올해 안에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한다는 방침은 이미 여러 차례 발표됐지만 체결은 미뤄져 왔다. 2012년 9월 한국과 러시아 언론의 지면에 ‘2013년 1월 1일부터 무비자 방문이 실행될 것’이란 성급한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는 현재 협정 체결과 관련해 “러시아 외교부는 2012년하반기 한국 측의 협정안을 전달받고 세부 검토를 마친 뒤 러시아 측 협정안을 마련했고, 가까운 시일 내 한국 외교부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협정이 체결되면 일반 여권을 가진 양국 국민이 여행·사업·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상대국을 단기 방문하는 경우에는 비자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유학이나 취업이 목적일 경우에는 여전히 꼭 비자 수속을 밟아야 된다”고 말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30일 이내의 한국인 단기 러시아 여행자는 비자가 필요 없게된다. 한국인들은 자유롭게 러시아를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의 풍요로운 문화 예술을 감상하고 싶으면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가면 된다. 광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지려면 비행기나 속초발 카페리호로 극동으로 향할 수 있다. 현재 사할린 섬엔 하루 한 편, 블라디보스토크에선 하루 두 편의 항공기가 서울로 운항하고 있으나수요가 급증해 조만간 편수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2015년으로 계획된 ‘한·러 상호 방문의 해’와 관련해 양국 간에 인적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관광업계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 관광산업협회의 이리나 튜리나 공보실장은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보통 관광객이 30% 증가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러시아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을 찾은 러시아인 관광객은 9만여명으로 2011년보다 23% 늘었다.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상품은 서울·부산·경주·제주도 여름 여행 패키지다. 지난해 러시아 관광객이 한국에 특히 몰린 것은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일본 여행을 포기한 러시아인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가족 패키지 외에도 비즈니스 패키지, 회사 단체 패키지, 한국 아이돌 그룹에 대한 러시아 극성팬용 패키지도 있다고 튜리나 공보실장은 말했다.그는 “러시아 전역에서 문의가 들어온다. 러시아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팝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란타투어 여행사 예브게니야 르자코바 전무는 “비자 면제가 여행 객수가 늘어나는 데 기여한다. 단기 비자가 면제되면 온라인 관광상품이 활성화돼 매출이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의 류드밀라 푸치코바 대표는“한국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이 20~30%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12년 러시아를 방문한 한국인은 4만8천 명이었는데 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이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의료관광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본부를 둔 US Korea 여행사의 루슬란 마슬로프 모스크바 지사장은 “극동 지역엔 치료를 위해 모스크바로가는 것보다 서울이 낫고 비용도 훨씬 싸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극동ㆍ시베리아에서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가는 사람이 200~300% 늘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러시아의 유럽 지역에서는 30% 정도 는다고 보는데 이스라엘ㆍ리투아니아ㆍ라트비아 같은 경쟁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 극동연구소의 빅토리야 삼소노바 선임연구원은 “간소화된 출입국 절차에 따라 인구 이동이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경제 접촉도 용이해지긴 하지만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부터 한국으로의 불법 체류 노동자 유입이 늘어난다는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책을갖고 있는지 아직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적별 외국인 불법 체류자순위에서 러시아는 10위권 밖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심각한 우려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내 러시아 국적 불법체류자 수는 2011년 기준 952명이다. 한편 중국 국적 불법체류자 수는 6만7천 명 이상, 미국 국적 불법체류자 수는 7천500명 정도다. 

불법체류자 문제는 2012년 가을 콘스탄틴 로모다놉스키 러시아 연방 이민국장과 이창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회담에서 논의됐었다. 당시 러시아 측은 불법체류자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단일 기준 마련을 위해 실무 전문가를 모스크바로 파견해 줄 것을 한국 측에 제안했었다. 한국 내 불법체류자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측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믿을 만한 방안을 이미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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