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혁명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러시아 영화 6선

'10월' 영화 장면

'10월' 영화 장면

Getty Images
전설적인 에이젠슈테인 영화부터 오스카 수상자 미할코프 영화까지 총망라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과 뒤이어 일어난 내전, 새로운 소비에트 권력 수립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화가, 작가는 물론 건축가, 작곡가들에 이르기까지 예술계 전체를 동요시켰으며, 오늘날도 여전히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영화감독 또한 예외가 아니다.

역사적 사건과 혁명의 시대를 겪는 인간이 느꼈던 감정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반추해 볼 수 있는 영화 6편을 골라 보았다.

1. "10월" ('세계를 뒤흔든 열흘'), 1927년작

10월. 출처: Youtube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감독은 “혁명이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닫게 했고 나를 감독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감독의 데뷔작 <파업>으로 시작된 혁명 3부작은 1905년 해군 수병들의 봉기를 다룬 위대한 작품 <전함 포템킨>으로 이어진다. <10월>은 혁명적 사건들을 영화적 언어로 빼어나게 표현해 10월 혁명의 전형이 된 작품이다. 영화는 니콜라이 2세의 동상을 부수는 장면부터 레닌이 혁명의 승리를 선포하는 연설 장면까지를 모두 기록하고 있다. 해군 수병들이 겨울 궁전을 습격하는 장면은 사람들이 모두 아는 영화의 주요 장면이다. 이 연출 장면은 1917년 혁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 대부분에서 만나볼 수 있다.

2. "차파예프", 1934년작

차파예프. 출처: Youtube

헌신적인 적위군(혁명군) 바실리 차파예프와 백위군(반혁명군)에 맞서는 그의 동지들인 페치카, 안카에 관한 바실리예프 형제의 모험 영화이다. 영화 <차파예프>는 러시아 내전에 관한 일러스트레이션이자, 상영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지금도 많은 사람이 거론하는 일화나 우화로 거듭난 지난날의 주인공들에 관한 신화이다. 관객, 평론가들 모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흥행에 성공한 차파예프에 관한 이 영웅적인 이야기는 제1회 모스크바영화제 수상작이 되었고 스탈린도 높게 평가했다. <차파예프>는 지금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다. 예컨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러시아 영화로 꼽았다.

3. "10월의 레닌", 1937년작

10월의 레닌. 출처: Youtube

혁명 20년 뒤 미하일 롬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인물적 요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영화 초반부에 약간 우스꽝스러운 신경증 환자로 묘사되긴 했지만, 레닌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혁명의 천재였다. 동시대인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배우 보리스 슈킨이 영화에서 혁명의 수장을 얼마나 훌륭하게 연기했던지, 개봉 초기에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등장하자 살아있는 레닌을 본 것처럼 관객들이 일어나서 손뼉을 쳤다고 한다. 이 영화가 미국에 개봉되자 외국 평론가들은 슈킨이 연기한 레닌은 '재미있고 생생하며 관객에게 호감을 주는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4. "도주", 1970년작

도주. 출처: Youtube

미하일 불가코프의 작품들(희곡 《도주》와 장편 소설 《백위군》을 중심으로)을 기반으로 2편으로 만든 영화다. 주연 류드밀라 사벨리예바(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영화 <전쟁과 평화>에서 나타샤 로스토바 역으로 1969년 오스카상 수상), 알렉세이 바탈로프(<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에서 고샤 역으로 1980년 오스카상 수상) 등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1971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알렉산드르 알로프와 블라디미르 나우모프 감독의 이 영화는 혁명 시대에 일어난 도덕적, 윤리적 개념의 근본적인 균열, 망명의 어려움, 새로운 소비에트 역사에서 인텔리겐챠(지식인층)의 잃어버린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5. "일사병", 2014년작

일사병. 출처: Youtube

<일사병>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신작으로 이반 부닌의 동명 단편과 혁명을 ‘나라를 두 동강 낸 참사’로 여겼던 작가의 회고록 《저주받은 날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들었다. 영화 <일사병>의 무대는 1920년 가을이다. 볼셰비키의 '정화 캠프(filtration camp)'로 보내진 백위군의 한 무명 대위는 순식간에 날아간 사랑, 평화로웠던 삶을 회상하면서 '이 모든 일이 대체 어떻게 일어났는가?'라고 자문한다. 낭만적 이미지 연출과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작품들을 직접 인용하는 방법을 통해 미할코프 감독은 나라와 국민의 삶을 영원히 바꿔놓았던 1백 년 전 사건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6. "혁명의 천사들", 2014년작

혁명의 천사들. 출처: Youtube

<달에 처음 간 사나이>, <오트밀>로 베니스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알렉세이 페도르첸코 감독의 영화 <혁명의 천사들>은 혁명 후유증을 다룬 특별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타이가 원주민들을 '계몽'하러 온 예술 혁명가 그룹을 다룬다. 페도르첸코 영화의 주인공들은 1920년대에 유명했던 화가, 건축가, 음악가 등 아방가르디스트(전위 예술가)들의 속성을 빌려 캐릭터를 완성했다. 감독의 상상이 가미돼 모자이크로 조합된 사실들은 선진적인 소련 국민과 혁명구호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시베리아, 북부 러시아 소수민족과의 갈등을 부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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