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 항모강습단 북한 공격할까?

미해군 소속 칼빈슨 항모강습단

미해군 소속 칼빈슨 항모강습단

ZUMA Press/Global Look Press
미국은 십중팔구 북한 핵시설을 선제공격 하지 않을 것이며 그럴 생각도 없을 것이라고 바실리 카신 연구원은 말한다. 트럼프의 행동이 중국으로 하여금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취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트럼프 외교의 약점을 확연하게 드러내 보여줬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 또는 추가 미사일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10일 미해군 소속 칼빈슨 항모강습단이 호주로 향하던 항로를 갑자기 변경해 한반도로 향했다. 이로써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하여 일방적인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힘이 실렸다. 북한 관영통신은 미국이 공격을 한다는 신호가 포착되는 순간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무력 과시 ‘과거와는 달랐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성명에 따르면,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수행함정들이 한반도로 재배치된 것은 한반도 상황 악화에 따른 통상적인 무력 과시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과거에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이처럼 무력을 과시하던 군사훈련이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칼빈슨호의 출격에는 다른 외교적 맥락이 깔려 있다.

미국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미 기간 중에 해군용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샤이라크 공군기지를 기슴 공격했으며 칼빈슨호는 그 직후 한반도로 방향을 틀었다.

그 뒤를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일방적인 무력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트위터 글을 남기는가 하면 미정부 고위급 인사들로부터 잇달아 호전적인 성명들이 쏟아져 나왔다.

십중팔구 미국의 목적은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의 유엔 안보리 상정을 앞두고 중국에 단호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었을 수 있다.

이번 대북 결의안은 선박 운항, 석유 수출, 북한 노동력 수출 금지 등 사실상 전방위 무역 봉쇄의 도입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노동력 수출 금지 조항은 러시아의 국익에도 직접 관계된다. 러시아에는 수 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와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사태 발전

중국이 과거의 자신의 원칙적 입장을 바꿔 이런 북한의 완전 봉쇄에 찬성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를 둘러싼 논의에 진전이 없다면, 특히 북한의 추가 도발 이후 논의가 진행된다면 더욱 그렇다(예로, 4월 15일 김일성 탄신일을 기념하는 미사일 혹은 핵 실험을 한다든가). 이는 미국의 정책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동북아 지역에서 그러한 실패를 조용히 놔둘 리 없다. 그것은 중국, 북한 및 다른 역내 국가들의 향후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양보를 어느 정도 받겠지만(예로, 미국산 소고기 중국 시장 수출 문제 등) 트럼프는 이미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한 자신의 급진적 생각 대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스스로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이 거래의 대상이라고 공표했지만 그로 인해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으면서도 이미 여러 차례 그’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북한 문제가 답보 상태에 머물면 트럼프는 자신의 위협을 행동으로 증명할 능력도 없는 예측불가능한 아마추어라는 명성만 확인해 주게 될 것이다.

만약 중국이 대북 전방위 제재에 동의한다면 앞선 유엔 안보리의 유사한 결정에서 그랬듯이 중국이 제재 결의안의 모든 조항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미국의 새로운 전략은 최후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적 옵션’을 전제한다. 하지만 이러한 옵션의 이용을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들은 앞으로 더 공고해질 것이다. 그 중 중요한 것은 북한의 위협 앞에서 한국과 일본이 갖는 취약성이다.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이 진전함에 따라 취약성은 더 커지기만 할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몇몇 모험주의적이기 짝이 없는 정책을 이러한 전략에 추가함으로써 상황 변화를 모색하려는 트럼프의 시도는 오히려 역내 미국의 입지를 악화시키고 그 적들에게 그러한 확신을 강화해 줄 뿐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에 질적인 변화가 오리라는 기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의 새 대통령은 외교에 문외한이며 러시아, 중국과 같은 나라와의 관계에서 뭔가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강한 외교팀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은 과거의 노선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전례없이 무질서한 정부, 그리고 그에 따른 점차적인 권위의 약화, 상실이라는 현실이 미국을 기다리고 있다.

>> ‘美 시리아 공습 이후’ 3개의 가상 시나리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