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들의 눈으로 본 ‘트럼프 현상’

도널드 트럼프와 멜라니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와 멜라니아 트럼프

로이터
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야에 러시아의 미국 관련 전문가들이 ‘트럼프 현상’의 의미를 분석하고 그가 미 국내정치, 그리고 러미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러시아의 미국 관련 전문가들이 모스크바의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모였다.

‘트럼프 현상’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현상이 러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충동적인 트위터 글과 논란성 발언들 뒤에 숨겨진 45대 미국 대통령의 진짜 얼굴을 밝히려는 시도를 했다.

‘트럼프 현상’의 정체

이날 전문가들의 관심은 미국 정치의 구조적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볼 때 과연 트럼프의 출현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트럼프 현상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에 모아졌다.

러시아 외무부 산하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교(므기모, MGIMO) 세계정치과정학과의 이반 사프란추크 부교수는 “트럼프, 그는 역사적 필연인가 또는 역사적 오류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미국의 반트럼프 시위자들이 힐러리 클린턴 선거 캠프의 실수와 크렘린의 대선 개입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믿는 것과 달리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미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포착했으며 그것이 승리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안드레이 수센초프 발다이클럽 프로그램 디렉터 겸 므기모 교수는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미국이 패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었던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이 익숙치 않은, 큰 파장을 가져올 그런 주장을 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덧붙였다.

과거 미국에서 스파이 활동을 했던 안드레이 베즈루코프는 “미국의 지배층에게 불편할 질문을 제기하는 트럼프의 능력은 그가 미국사회의 또 다른 지배층인 산업 엘리트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베즈루코프는 1992년부터 미국에 살면서 스파이 활동을 했다가 2010년 6월 체포됐으며 그해 9월 추방됐다. 그는 현재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의 회장 고문직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이 경제대국으로 부활하는 것이 트럼프 당선자가 던지는 중심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트럼트 캠프와 대러관계

미국 국내정치 문제만큼이나 전문가들의 관심을 끈 것은 ‘트럼프가 러미관계의 장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수셴초프 교수는 “트럼프는 다른 경우였다면 결코 백악관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슈퍼 영웅들”로 꾸려진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치적 야심을 가져본 적이 없지만 화려한 경력에 목적 의식이 뚜렷한 그런 인물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냉각된 러미관계를 ‘소생’시키는 과제가 실현될 가능성에는 신중론을 폈다.

로시스카야가제타의 국제문제 전문가 막심 수치코프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언급한 호의적 수사가 앞으로 실리적이며 현실적인 어법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지적 지적했다.

러미 관계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황은 불가피 하며 취임 후 트럼프의 어조가 바뀌더라도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중요한 것은 양국 관계가 지도자의 개인적 친분 다지기에 몰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례를 우리는 이미 옐친-클린턴, 부시-푸틴, 메드베데프-오바마 때 보았다. 이들 지도자들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며 친근함을 과시했다. 정상끼리의 개인적 친분은 단기간 밀월의 환상을 불러일으킬지 모르지만 위기가 오면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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