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팔미라 재탈환...러시아 체면 구겨

팔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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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의 혼란을 틈타 시리아의 수니파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러시아 군과 시리아 정부군의 후방을 치고 들어왔다. 그 결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가 다시 IS의 손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그 동안의 러시아 시리아 작전은 헛된 것이 됐다는 말인가?

지난 11일 IS 반군이 팔미라를 장악했다고 시리아 홈스 주의 탈랄 바라지 주지사가 발표했다. 시라아 정부군이 알레포로 진격해 도시의 93%를 장악하는 가운데 지난 8일 IS는 통제권을 잃었던 팔미라를 다시 공격하기 시작했다.

IS의 반격이 시작되자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알레포에 집중했던 전력을 신속히 팔미라로 돌렸다.

11일 새벽 Tu-22M3 폭격기가 동원된 러시아 전략장거리 항공대의 폭격으로 3백 명의 반군, 11대의 전차, 보병전투차량이 파괴됐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IS는 이번 팔미라 전투에 4000 명이 넘는 반군과 로케트포, 장갑장비, 폭발물이 장치된 자동차를 투입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상에 먹칠

IS가 함락했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를 시리아 정부군이 처음 탈환한 것은 지난 3월 27일이었다. 작전은 러시아군이 지원했다. 때문에 팔미라 전투는 러시아군 시리아 작전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간주돼 왔다. 서기 2세기 로마가 세운 반원형극장에서는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마린스키 극장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축하 연주회가 열리기도 했다.

유리 발루옙스키 러시아군 전 합참의장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팔미라를 다시 잃게 돼 러시아의 위상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안드레이 수즈달체프 고등경제대학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전략적 실패가 아니라 전술적 오판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리아 내전의 전체 전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즈달체프 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러시아에 적대적인 국가들은 러시아가 상황을 방치하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식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하지만 서방국가들도 모술 전투에서 실수를 했다. 문제는 러시아와 서방의 정치인들이 어떻게 카드패를 돌리냐에 달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어쩌다 팔미라 잃었나?

발루옙스키 전 합참의장은 “러시아 전략우주군 사령부가 해이해져서 팔미라가 반군의 손에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IS가 이런 움직임을 보일 것은 미리 예상하고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정부군의 경우 러시아군과 달리 그러한 판단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반군이 팔미라를 장악할 동안 어딜 보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 IS의 팔미라 재탈환이 인도주의적 목적에 따른 전투 중지 상황때문에 발생했다”며 “안전을 위해 주민을 이들 도시 밖으로 탈출시킬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도주의적 활동이 몇 주에 걸쳐 진행되면서 반군이 전력을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간 이즈베스티야의 군사평론가 드미트리 사포노프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정전을 거치면서 반군은 전력을 재편하고 공급, 통신망을 재건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반격을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팔미라 재탈환 언제 가능할까?

발루옙스키 전 합참의장은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팔리마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장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평론가 사포노프는 “그러나 팔미라 재탈환전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의 폭격은 시내 민간인 거주지역이 아니라 외곽지역에 집중되지만 정작 문제는 IS와의 시가전이기 때문이다.

그는 “팔미라의 민간인 거주지역에는 단층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지상 전투가 벌어지면 반군은 남아 있는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사용하려 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민간인 피해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군사학아카데미 부회원인 아나톨리 치가노크 군사전망센터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2월 중순부터 내년 1월 말까지 군사작전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시리아에선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엄청난 모래폭풍이 시작된다. 이는 팔미라와 그 외곽 지역의 전투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치카노프 소장은 “금년 초 모래 폭풍 시기에 러시아 항공우주군 사령부는 폭격기 출격을 대폭 줄이고 대부분의 항공기를 수리, 점검토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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