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영화관들, ‘태양 아래’ 개봉 취소

kinopoisk.ru
북한 체제의 실상을 폭로한 영화, 북한의 비공식 외교 압력에 응한 러시아 당국 의 지시로 일부 극장에서 개봉 취소

북한 최고의 명절인 태양절에 소년단 무대에 선 8살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영화 ‘태양 아래(В лучах солнца, 2015)’가 지난 10월 27일 러시아에서 개봉됐다. 하지만 모스크바의 8개 영화관이 개봉을 앞두고 상영을 취소했다.

만스키 감독은 모스크바 영화관들의 이러한 결정에 모스크바시 문화국의 압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스크바시는 북한측 외교관들이 사상적으로 불온한 이 영화의 개봉에 대한 비공식 항의를 전하자 이런 지시를 내렸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후 ‘엘다르’ 극장(모스크바)에 의해 이러한 추측이 확인됐다. 극장 운영진은 “만스키 감독이 북한 당국과 맺은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는 북한측의 구체적인 항의가 있었다. 이때문에 상영 취소를 결정했다. 사실 정황을 모르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북한측이 타국의 문화 부처에 뭔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완곡하게 말해 북한이 러시아에 그런 요구를 할 정도로 가까운 나라도 아니다.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 문화계 관료들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편 샘 클레바노프 ‘키노 베즈 그라니츠’ 영화사 사장은 ‘태양 아래’가 러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영화산업의 시각으로 볼 때 8개 극장이 상영 취소를 한 적은 큰 문제가 아니다. ‘태양 아래’는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이미 인정을 받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번 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 영화에는 이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는 아시아태평양 스크린어워드 수상 후보로 올랐으며 작년에는 탈린(에스토니아) ‘흑야(Темные ноч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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