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챔피언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딸, 모스크바 시내에서 피습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발언에 대해 ‘카디로프의 사람들’은 직접 협박을 보냈고 일주일 후 그의 딸이 피습당했다.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발언에 대해 ‘카디로프의 사람들’은 직접 협박을 보냈고 일주일 후 그의 딸이 피습당했다.

미하일 메첼/ 타스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16세 바실리사 예멜리야넨코가 피습 당했다. 즉각 그녀의 아버지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와 체첸 정치인의 관련성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SNS에서 ‘체첸의 흔적’을 말한다 그러나 크렘린에서는 그런 추측을 경계한다.

수 차례에 걸쳐 종합 격투기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표도르 예멜리야넨코 러시아 MMA(종합격투기)연맹 회장의 딸이 지난 10월11일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피습 됐다. 신원 미상의 가해자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16세의 바실리사 예멜리야넨코를 폭행했다.

얼마 전 표도르 예멜리야넨코가 체첸에서 있었던 어린이 격투 경기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한 것과 이 피습 사건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찰은 ‘폭행’ 혐의로 형사 조사에 착수했다.

추측만 있을 뿐

타스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번 사건은 가정 범죄 차원에서 벌어진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는 소식통들을 인용, “이번 사건이 피해자 아버지의 사회적 활동이나 스포츠계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정보는 지금까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가해자의 행동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갈린다.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신원 불명의 남성이 바실리사를 두 번 때렸는데 한 번은 머리를 쳤다”고 보도했다. 그녀가 넘어지자 가해자 남성은 핸드폰을 빼앗았는데 바실리사가 구조 요청을 못하게 하려고 그랬다는 게 경찰의 의견이라고 ‘코메르산트’지는 전했다. 행인들이 바실리사를 도와주고 구급차를 불렀다.

응급소아외과와 외상학과 학술연구센터는 폭행 사실을 확인했다. 센터는 통신사 ‘R-스포르트’에 바실리사가 ‘흉부 및 복부 타박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한편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지와 타스 통신사의 보도에 따르면, 바실리사 예멜리야넨코는 피습 직후 집으로 돌아왔다. 통신은 “처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상태가 안 좋아지자 부모님께 알리고 입원했다”고 전했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바실리사가 가해자(두 명일 가능성이 있음)의 인상착의를 설명하지 못한다며, ‘그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를 협박했을 수 있다’는 소식통들의 말을 전했다.

사건의 배경

사회는 이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 일부 인터넷 사용자들은 즉시 ‘체첸의 흔적’을 찾았는데, 표도르 예멜리야넨코가 얼마 전 체첸에서 개최된 МАА Grand Prix Akhmat 2016을 강력히 비판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경기에는 다른 보호 장비라곤 없이 권투 글러브만 착용한 아이들이 출전했는데, 그중에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세 아들도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10세 아흐마트인데, 생방송 경기에서 그는 경기 시작 14초 만에 상대방을 TKO로 쓰러뜨렸다.) 카디로프 대통령의 아들들이 아버지의 생일 기념 경기에서 싸우는 동안 14초 만에 쓰러진 소치 출신 소년은 맞고 울고 있었으며, 카디로프 대통령은 특등석의 잘 차려진 테이블 뒤에서 흥분하며 결투를 즐겼다.

이런 경기가 전국에 방영되자 일각에서는 너무나 잔인하고 부당한 구경 거리라고 반발했다. 물론 체첸 공화국의 많은 사람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일에 거주하는 카디로프 대변인이자 아흐마트 프로모션 대표인 티무르 두가자예프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진정한 남자이고 전사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경기 하루 뒤 러시아 MMA연맹 회장이자 유명한 격투기 선수인 표도르 예멜리야넨코는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는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MMA 규정에 따르면 12세 미만 아동은 절대 출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제 그로즈니에서 열린 경기에서 있었던 일은 용납할 수 없고, 정당화는 더더욱 할 수 없다…! 12세까지의 아동은 관객으로도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8세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어른들 눈앞에서 서로를 때렸다”고 비판했다.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발언에 대해 ‘카디로프의 사람들’은 직접 협박을 보냈고 일주일 후 그의 딸이 피습당했다.

‘억측이다!’

하지만 모두가 두 사건의 연관성을 믿는 건 아니다.

미하일 마미아시빌리 러시아격투스포츠연맹 회장은 “피습 사건이 표도르 예멜리야넨코가 아이들 격투 경기에 대해 언급한 것 때문에 일어났다고 가정하기 싫다. 뭐라 말하건 자유지만 그런 사건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고, 억측이다”라고 통신사 NSN에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연방 대통령 공보실장은 “언론 기사를 보고 대통령에 보고했다”면서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낼 때까지 그러한 추측과 의심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사 ‘메디아조나’의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편집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분명한 법칙—무엇보다도 가장 논리적인 추측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진다는 법칙’을 썼다. 스미르노프는 “이 사건에서는 무엇이 논리적인 추측인지 분명하다. 카디로프와의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예멜리야넨코의 딸이 피습당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사건에 그 분명한 법칙이 적용된다고는 절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Russia포커스가 카디로프 대통령과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의 대변인에게 사건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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