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선물, 시간 착각... G20 정상회의의 숨겨진 이야기들

 G20 정상회의는 세계 정상들의 연설과 회담 내용만 아니라 여러 재미난 일화도 쏟아냈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 정상들의 연설과 회담 내용만 아니라 여러 재미난 일화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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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세계 정상들의 연설과 회담 내용만 아니라 여러 재미난 일화도 쏟아냈다.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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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부 운전기사들, 항저우 지리 잘 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수행기자인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코메르산트’ 특파원에 따르면, 항저우에서 중국 운전 기사들과 실제로 문제가 일어날 뻔 했다. 운전 기사들 중 많은 이가 지역 사람이 아니어서 고위급 승객들을 어디로 데려가야 할 지 잘 몰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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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푸틴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 측근은 오랫동안 숙소로 갈 수 없었다. “1시간 반 동안 우리는 유명한 ‘시후’ 호수 주위를 계속 돌았다. 운전기사가 그곳 출신이 아니었다. 운전 기사 자신이 호수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어서 떠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라고 콜레스니코프 특파원은 ‘코메르산트 FM’에서 비꼬았다.

2. 메이 영국 총리,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는 것 깜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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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에겐 택시기사들과의 해프닝만 있었던 게 아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사건’이 일어났다. 양국 정상은 대표단과 인사를 주고 받은 후 의자로 걸어갔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의전에 따라 악수를 하려고 메이 총리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총리는 이미 앉아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총리에게 일어나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에 따르면, 이 사건에는 어떤 정치적 내막도 없다. 그는 “이번 일은 문제될 것이 없다. 메이 총리는 앉았고, 푸틴 대통령은 의전대로 카메라 앞에서 악수를 하자고 한 것이다. 총리가 서두르느라 잊은 것뿐”이라고 전했다.

3.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간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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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독일어 아침 인사 “구텐 모르겐(Guten Morgen)!”으로 활기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는 이미 자정을 넘은 때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총리님께 아직 기력이 남아 있길 바랍니다. 좋은 밤입니다”라고 하자 메르켈 총리는 “유럽 시간으로는 아직 낮이기 때문에 기력이 충만하다”고 받아 넘겼다.

4. 푸틴 대통령, 시 주석에 아이스크림 선물

푸틴 대통령이 만남에서 어떤 오해도 발생하지 않은 사람은 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항저우 G20 정상회담 직전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사람들은 러시아 아이스크림을 아주 좋아하지만 중국에선 구하기 어려워 아이스크림을 사러 일부러 러시아에 간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농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말에 고무돼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로 아이스크림을 갖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푸틴 대통령이 항저우에 아이스크림 한 상자를 가져가 시 주석과 의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선물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매우 만족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저는 러시아에 가면 늘 러시아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부탁하며 집에 가져 가서 먹습니다. 러시아 크림이 더 좋기 때문에 러시아 아이스크림은 특히 맛있습니다”라고 말했다.

6. 버락 오바마 대통령, 트랩 준비 안돼 비상문으로 내려

항저우에서의 가장 큰 외교 스캔들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국 땅을 밟기도 전에 일어났다. 주최측이 의전에 정해진 바와 달리 비행기 앞 문에 트랩을 대 놓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은 비상문으로 내려야 했다. 또한 중국 관리들은 대통령 수행기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설명을 요구하는 백악관 공보실 대변인에게 주최측 중 누군가가 “여긴 우리 나라고, 우리 공항입니다, 알겠어요?!”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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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론에 이 사건은 미-중 관계가 좋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트랩 운전자가 영어를 하지 못해 미국 측이 직접 트랩을 거부했다. 오바마 대통령 본인은 “이런 일은 여기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곳에서 일어난다. 주최국이라면 조금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며 이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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