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베트남 무기 금수 조치 해제가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

2016년 5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베트남 방문.

2016년 5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베트남 방문.

EPA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016년 5월 2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를 해제했다. 이는 러시아 방위산업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러시아의 주요 베트남 전문가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콜로토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아시아학과 교수는 Russia포커스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미국이 베트남 무기 금수를 해제하고 베트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류 기반을 닦음으로써 베트남을 끌어들여 중국을 억제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다. 성과가 있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런 점이  러시아와 베트남의 전략적 관계를 어둡게 할 수도 있나?

미국은 장기적 전망을 고려하면서 대외 관계를 맺는다. 미국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기 다른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줄 안다.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성과에는 러시아가 우려할 만한 점이 두 가지 있다.

블라디미르 콜로토프 출처 : Facebook/Vladimir Kolotov​블라디미르 콜로토프 출처 : Facebook/Vladimir Kolotov​

첫째, 베트남에 대한 살상 무기 금수 해제가 중국과 러시아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다. 둘째, TPP를 출범시키고 베트남을 합류시키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계속된 노력이다. 이 특별한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는 러시아와 비교할 때 매우 탄탄하다.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 규모는 400억 달러로 러시아와 베트남 양자 무역보다 10배 더 많다.

-러시아 방위산업에겐 어떻게 위협이 될까?

미국은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러시아를 쫓아내려 할 것이다.  베트남이 여기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베트남은 지금 두 무기 수출국 사이에서 선택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승부를 걸려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적어도 러시아의 대 베트남 무기 수출 가격과 다른 조건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베트남을 비롯해 역내 많은 국가가 자국의 무기 수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용할 수 있는 큰 약점이 러시아에 있나?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미국이 무기 수출에 더 유리하고 신축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금융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은 예를 들어 장기차관처럼 러시아가 줄 수 없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다른 나라들에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무기 금수 해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적인 결정이 아니다. 미국 방산업체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 존 케리 국무장관 같은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이 이를 해제하기 위해 오랫동안 로비를 벌여왔다. 그들은 베트남 무기 시장을 놓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무기 금수 해제 이면에 어떤 목적이 숨어 있다고 보는가?

미국은 중국을 억제하려고 한다. 양국이 직접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베트남 같은 지역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대리전을 펼치려 하는 것 같다. 아프가니스탄과 우크라이나, 시리아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베트남은 그런 식으로 접근하기에 아주 좋은 후보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군사적 잠재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베트남을 이용하여 최소한 정보전과 심리전으로 중국을 압박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이 리비아도 우크라이나도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베트남은 역사가 오랜 나라여서 미국의 생각이 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고 독자적인 게임을 펼치려고 한다.

-이것이 금수 해제 이면에 놓여 있는 핵심 구상인가?

그렇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미국은 역내에, 다시 말해 필리핀과 태국에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만약 미국이 베트남에 어떤 식으로든 군사를 주둔시키게  된다면, 이는 상황을 바꾸는 게임이 된다. 1954년에서 1977년까지 존재한 동남아시아조약기구(SEATO)의 부활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계획이 있었지만 이 계획은 미국의 베트남전 패배로  폐기됐다. 이 계획을 부활하는데 있어서 베트남은 현재 핵심 국가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베트남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게 된다면 이런 계획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상황이 매우 심각해진다.

-베트남이 미국에 왜 그렇게 중요한가?

역사를 보라. 베트남 영토는 동남아 대륙과 해양 사이에 놓여 있어 늘 타국의 침략을 받았다. 이 영토를 지배하기 위한 전쟁이 19세기와 20세기에 끊임없이 벌어졌다.

프랑스, 소련, 중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은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과는 다른 나라였다.

-여기서 러시아가 일역을 담당할 수 있나?

러시아의 잠재력은 크다. 러시아는 무기 수출을 통해, 또는 우리의 이해관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조성될 경우 무기를 사용해서라도 세계 여러 지역의 상황을 전환할 힘이 있다.

지난해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것은 지역 안보 균형을 깨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게 사용돼야 하는 아주 미묘한 수단이다.

미국이 베트남을 무장시키고 중국과 갈등을 빚게 만들어 지역 안보 균형을 깰 수도 있다. 그래도  미국은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 많다. 내가 보기에는 바로 이것이 무기 금수 해제의 핵심 문제다.

인터뷰: 글레프 표도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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