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해진’ 핵안보 국제 네트워크...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 11년만에 발효

오스트리아 수도 빈 소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의 깃발

오스트리아 수도 빈 소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의 깃발

로이터
개정 핵물질방호협약(CPPNM) 발효로 핵테러 위험 줄어들 것

외교관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이번 주에 세계는 한 층 더 안전한 곳이 됐다. 지난 5월 8일 일요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물질의 방호에 관한 협약 개정(Amendment to the Convention on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 이하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이 발효됐다고 공표했다.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은 비준국들에게 원자력시설과 전 수명주기에 걸친 핵물질에 대한 방호조치를 강화하고, 핵물질의 절도, 밀반입 등 모든 종류의 사보타지를 범죄로 규정하며, IAEA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교류할 것을 의무화한다.

앞선 6일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새로운 국제 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기념식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근 11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협약 발효로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핵테러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더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을 향한 머나먼 길

국제법 시스템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원조 핵물질방호협약(CPPNM)은 지난 1979년 152개 국가가 가입했고, 1987년 발효됐다. 1979년 협약은 비준국들에게 핵물질과 원자력시설의 방호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웠을 뿐 아니라 국제 수송 중의 핵물질에 대한 방호 의무도 지웠다. 하지만 독자적인 핵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국가가 점점 늘어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핵물질의 양이 많아지면서 그것이 잠재적 테러범의 수중에 들어갈 위험은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조정 기능은 IAEA에 둔 채 협약의 조항들을 국내 사용, 저장, 수송까지 확대하기 위한 개정안이 2005년에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한편 개정 협약은 일부 국가들, 특히 독자적으로 평화적인 목적의 원자력 산업 개발을 모색하던 개발도상국들에게 주권 침해로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개정 협약 발효에 필요한 가입국의 3분의 2 비준이라는 정족수를 얻어내는데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난 3월말 워싱턴에서는 러시아가 불참한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를 앞둔 몇 개월 사이 정족수인 102번째 비준국이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로라 락우드 빈 군축핵확산방지 센터 소장은 Russia포커스에 “이것이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사국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한 나라에서 핵안보와 관련한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글로벌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제일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체인 전체가 끊어지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락우드 소장은 또한 “러시아는 개정 협약을 비준한 첫 번째 핵무기 보유국이었다. 결과적으로 개정 협약이 발효되는 데 지금까지 큰 지렛대 역할을 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개정안 발효가 전반적으로 늦어진 데는 미국의 비준이 늦어진 탓이 크다. 락우드 소장은 그 원인이 “정부 부처들이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관심사를 갖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기인하는 어려움”에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

지난 6일 기념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보론코프 IAEA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리는 강화된 개정 협약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핵테러와 핵물질 밀거래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이버 보안, 핵 탐지, 과학 범죄수사 등과 같은 여타의 모든 핵 안보장치들이 핵물질 방호조치 강화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러시아의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 IAEA는 핵안보 고위급회의를 개최한다. 이와 관련 보론코프 대사는 “러시아는 장관급에서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안보 분야에서 조정자로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IAEA를 모든 회원국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포괄적인 국제적 메커니즘으로서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정책에 부합한다.

6일 기념식 말미에 Russia포커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보론코프 대사는 핵안보 분야를 IAEA가 관할하는 문제는 몇 년 전만해도 의문시되었지만, 미국의 발의로 개최된 일련의 핵안보정상회의, 그리고 IAEA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개정 협약의 발효와 함께 IAEA의 권한 중 하나로 인정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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