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 우정'... 이쯤에서 짚고 가는 러·北 관계에 대한 네 가지 사실

야로슬라프 코헨(일러스트)
북한이 ‘위성’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국제공동체와 더불어 북한을 비난했으며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행동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 한반도 전문가들이 Russia포커스의 요청으로 현재 러시아-북한 양국관계의 진전 양상에 대해, 그리고 양국의 상호우호 선언의 성격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다.

1. 러시아, 북한 선동정책에 골치 아파

2월 7일 북한의 위성 발사를 며칠 앞두고 러시아 외무부는 북한의 그러한 실험 실시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일본이 북한 발사체를 요격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나, 한국이 국방장관의 군 지시를 통해 북한의 위성 발사에 “적극” 대응태세를 취하도록 한 것에 비교할 때 러시아의 반응은 매우 절제되어 보였다.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북한은 이를 향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면죄부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의 그러한 기대는 무산됐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직후 러시아는 북한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국제공동체에 반하는 정책이 과연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심사숙고할 것을 북한에 권고했다.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더 강경한 대응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세계경제국제관계연구소(IMEMO) 현대한반도연구센터 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러시아가 이번 발사와 관련하여 대북 제재 강화, 대북 압력 강화 및 북한의 고립화를 지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2. 러시아, 실질적인 대북 압력수단 없다

Russia포커스가 만난 한반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김정은 정권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았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서울) 교수는 “러시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있었던 사건들에서 우리는 북한이 누구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아왔다.  이론적으로 현재 그러한 영향력을 가진 나라가 있다면 중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관련국들로서는 북한과의 ‘거래’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 란코프 교수의 견해다. 다시말해 북한에 모종의 ‘대가’로 경제, 정치적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자국이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북한이 그러한 종류의 ‘거래’를 원할 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 란코프 교수의 말이다.

3. 북, 대中 의존도 낮추기 위해 대러관계 활용

게오르기 톨로라야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최대 파트너인 중국에 대한 대안으로 러시아를 간주하고 있다는 확신을 밝혔다. “김정은은 중국에 종속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대안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러시아 카드”라고 톨로라야는 설명했다.

오늘날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핵심 교역국(북한 대외무역량의 약 ⅓을 차지)이자 최대 무상원조 및 투자국이다. 하지만 현재 현재 양국 관계는 모종의 냉각기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격적인 대외수사와 핵실험 단행에 중국도 불만을 갖고 있지만 북한은 자신의 정책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아스몰로프는 “(중국은) 북한의 ‘고삐를 조여’ 좀 더 고분고분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점때문에 북한은 중국에 대한 전적인 의존을 기피하며 대러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 러북 우호관계, 상징적 성격 강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첫 북한 방문(2000년) 이후 몇 가지 협력 협정이 체결되는 등 양국간에 정치적 접촉이 활발해졌다. 러시아는 주기적으로 북한에 무상원조를 해왔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 제재 강화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게오르기 톨라라야는 “북한 내에서는 중국보다 러시아에 대해 더 우호적이다. 중국보다 러시아가 덜 두렵기 때문에 러시아와는 대화를 하려 한다”며 “북한의 대러채무를 탕감해준 것이 특히 큰 역할을 했다(2014년 5월 러시아는 북한의 대러채무 90%를 탕감해주었다 - Russia포커스). 북한은 사실 갚을 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와 북한 양국관계에 경제적인 측면은 사실상 황무지와 같다. 란코프 교수는 “사실상 러시아와 북한 간에 교역 및 경제협력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양국 경제의 구조적 차이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값싼 노동력을 제외하면) 북한이 세계시장에 내다파는 것 중에서 러시아에 필요한 것은 없다. 물론 북한은 러시아 상품을 구입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상적인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북한에겐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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