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러시아 대외정책 5대 이슈와 그것이 2016년에 미칠 영향

시리아 군사작전.

시리아 군사작전.

리아 노보스티
2016년 러시아 의제를 결정할 2015년 대외정책 주요 사건 다섯 가지를 Russia포커스가 정리, 요약해보았다.

1. 시리아 군사작전 개시

지난 9월 말 러시아 공군은 시리아 내 이슬람 급진세력 격퇴를 위해 군사작전을 개시하여 대다수 관측통을 놀라게 했다. 러시아가 어떤 배경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두고 관측통 사이에서는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결정에 다음 몇 가지 요인 또는 그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미국 주도 연합군의 군사작전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

- 시리아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화를 촉진하려는 시도,

- 러시아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서방이 리비아처럼 시리아에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는 우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비극에 가까운 상황을 보다 못한 나머지 시리아 군사작전에 나서기로 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PIR센터 전문가이자 이사회 위원인 드미트리 옙스타피예프는 “러시아의 군사작전이 없었다면, 알아사드 정권은 새해 무렵 붕괴할 수도 있었다. 분명히 그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다면 ‘중동의 혼란’이 시리아를 휩쓸고 러시아 국경에서 가까운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제는 상황 반전에 성공했다. 군사적 주도권이 시리아 정권으로 넘어갔고 아사드 대통령과 그의 동맹국도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의 통제 아래 있는 지역들과 해당 지역 군부대들에 대한 관리 가능성을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었다.

옙스타피예프는 “시리아 남부 지방과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중대한 성과가 있었다.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 주변 지역이 다시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분석가들은 시리아에서 러시아군의 현 단계 군사작전이 주둔 규모를 약간 강화할지도 모르지만, 대략 현 상태로 내년 1월까지 계속되리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기상 상황과 관련될 수도 있다. 모래 폭풍이 불기 시작하면 항공기 비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나톨리 코르투노프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RIAC) 사무총장은 정치적 조정 활성화에 이 기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많은 것이 페르시아 만 국가들과 이란, 터키 등 역내 국가들의 입장에 좌우될 것이다. 다시 말해 시리아의 정치적 미래에 관한 문제에서 이들이 타협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게 된다.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가 Su-24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인해 와해됐다.러시아와 터키의 관계가 Su-24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인해 와해됐다.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2. Su-24 격추

지난 11월 24일 시리아-터키 국경 지대에서 터키 공군이 러시아 Su-24 전폭기를 격추한 사건으로 이로 인해 터키가 시리아 분쟁 조정 문제에서 전면에 부상했다. 이후 러시아와 터키 양국 관계의 긴장도 대폭 고조됐다.

언론은 러시아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 심지어는 나토 전체 사이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적 대응 대신 대 터키 경제 제재 도입을 선택했다. 러시아의 반응 규모는 러시아가 터키의 행동을 계획적 도발로 바라본 것과 관련돼 있다.

Su-24 격추 사건을 둘러싼 상황은 러시아 전문가들에게도 이 사건이 실제로 터키의 시위적 제스처, 다시 말해 준비된 정치적 행동이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를 제공했다. 동양학 연구자인 옐레나 수포니나 러시아전략연구소 전문가는 타이프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대중 사이에서 자신의 인기를 공고화하기 위해 ‘모종의 철권’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평가했다.

코르투노프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 사무총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Su-24 전폭기 격추 지시를 통해 터키가 이웃 국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행동에 불만을 품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가 시리아 내 터키계 투르크멘족 거주 지역, 다시 말해 터키-시라아 접경 지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말해 왔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투르크멘족의 보호자임을 자처하고자 한다.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터키 지도부가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함으로써 투르크멘족이 아사드 정권의 지지자이든 심지어는 그의 급진 반대파이든 상관 없이 이들이 터키의 보호 아래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간추려 말했다.

분석가들은 터키가 러시아의 매우 강경한 반응을 예기치 못했다고 평가했다. 수포니나의 견해에 따르면, 터키는 “러시아가 경제 협력 전 영역에 걸쳐 다방면으로 대응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녀는 수십 년간 쌓아온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가 Su-24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인해 와해됐으며 관계 회복에 “몇 주일이나 몇 개월이 아닌 몇 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이제 러시아도 터키도 물러서기 어려우리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에서 긴장이 완화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형태와 규모로는 관계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고 확신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터키 관계 외에도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진정한 국제 연합군 창설 노력이 터키와 러시아 갈등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동 분쟁 해결 방법을 바라보는 주요 행위주체들의 각기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국제 연합군 창설로 가는 길에  많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2차 민스크 협정 (사진제공=AP)2차 민스크 협정 (사진제공=AP)

3. 2차 민스크 협정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황은 시리아 위기 속에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위기는 2015년 거의 내내 러시아의 핵심 의제였다. 2016년에도 돈바스 상황은 현재의 소강 상태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의미를 띨 전망이다.

돈바스 위기 조정은 2015년 2월 12일 벨라루스 수도에서 체결된 2차 민스크 협정 준수 필요성 속에서 진행됐다. 당시 장시간 마라톤 협상이 끝나고 나서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정상들은 정전과 함께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평화 프로세스의 시작을 가능케 할 주요 행보에 합의했다.

2차 민스크 협정이 체결됐음에도 전투와 총격전은 비록 이전과 같은 강도는 아니었을지라도 여름 말까지 계속됐다. 돈바스에 찾아온 현재의 고요는 지난 9월에야 시작됐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정전은 미국이 민스크 프로세스에 사실상 합류하고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으면서 나온 결과였다. 러시아 시민평의회 위원이자 전문가인 이오시프 디스킨은 “러시아가 자국의 입장은 분쟁을 최소화하려는 것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골칫거리를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범 서방 진영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밝히면서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가 지난 7월 키예프를 찾아 우크라이나 의회를 방문한 사실을 상기했다.

우크라이나와 돈바스 양측은 민스크 협정 미이행에 대해 상호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주로 소화기로 진행된 총격전이 또다시 시작됐다.

양측의 민스크 협정 준수 의지에서 중대한 시험대는 돈바스 당국이 내년 2월로 연기한 지방 선거 시행이 될 전망이다. 선거 연기는 특히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대한 상당한 자치권 부여와 관련된 2차 민스크 협정 상정 법안을 양측, 그중에서 특히 우크라이나 측이 채택할 시간을 제공해야만 했다.

하지만 언론은 해당 법안 승인과 관련하여 아직은 어떤 진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는 대러 제재 철회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서방은 바로 민스크 조정의 성공이야말로 대러 제재 철회의 핵심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핵 프로그램 합의 (사진제공=RTR)이란 핵 프로그램 합의 (사진제공=RTR)

4. 이란 핵 합의

지난 7월 중순에 도달한 이란 핵 프로그램 합의는 예상치 못한 바 아니었다. 협상에 나선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이 이미 지난 4월에 많은 합의 사안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7월에는 상호 수용 가능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합의안은 서방이 핵 무기 보유를 목적으로 한다고 보는 이란 핵 프로그램 개발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대가로 대 이란 제재를 점진적으로 철회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이번 합의 달성에서 러시아가 담당한 역할은 서방 국가들로서는 뜻밖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어떻게 이 두 문제(이란 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분리해서 접근할 수 있었는지 놀랐다. 러시아가 미국과 ‘주요 6개국’ 내 다른 나라들과 함께 훌륭한 합의를 이끌어낼 뜻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번 합의를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일부 관측통은 러시아가 이번 합의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궁금해 했다. 서방의 대 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산 석유가 세계 시장에 쏟아지고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중요 수출품인 석유 가격이 불가피하게 훨씬 더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볼 때 이번 합의는 러시아에 있을 수 있는 손해보다는 이익이 더 많다. PIR센터의 드미트리 옙스타피예프는 이란으로서는 러시아가 중요한 파트너로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트르 토피치카노프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비확산 문제’ 프로그램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로서는 이란 제재 해제가 무엇보다도 군사장비 협력 분야와 평화적 성격의 핵 기술 관련 분야에서 전망이 나쁘지 않다. 언론의 지적에 따르면, 군사장비 분야에서만 잠재적 계약 규모가 최소 200억 최대7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각적인 대내외 경제정책 수립의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에는 이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은 러시아와 함께 시리아 위기에 적극 관여하며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서방의 대 이란 제재 철회가 역내에서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이란의 행동에 정통성을 부여해준다고 말했다.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사진제공=SCO)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사진제공=SCO)

5.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2015년 7월 러시아 우파에서는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두 개가 동시에 열렸다.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는 브릭스를 국가 모임 차원에서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탈바꿈시키는 일보를 내디뎠다. 전문가들은 브릭스개발은행과 가상 외화풀 같은 금융 메커니즘을 사실상 발족시킨 것이 우파 브릭스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는 러시아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해 많은 점에서 자본 시장 접근이 차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본 규모가 1천억 달러에 달하는 브릭스개발은행은 2016년부터 첫 프로젝트들에 자금을 조달해 주기 시작한다.

표트르 토피치카노프는 우(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기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통합하는 기구) 정상회의의 성과가 SCO의 질적 변화에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회원국 가입 신청 승인이 SCO에 새로운 성격을 부여해 준 것이다. 알렉산드르 루킨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 동아시아·SCO연구센터 소장의 말에 따르면 이는 SCO를 더욱더 강력한 국제 행위 주체로 만들어 주는 동시에 ‘유라시아의 두 번째 비서방 국제기구’로 탈바꿈시켜 준다. 러시아는 자국의 대외정책 이익 실현에서 중대한 지렛대를 새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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