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러 공습에 맞설 '스팅거' 미사일 미국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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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온건' 시리아 야권 대표들이 미국에 러시아 공습에 대항할 수 있도록 '지대공' 미사일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은 아직까지 이러한 보도에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 국내전문가들은 시리아 분쟁의 '냉전'식 확대를 우려하는 오바마 정부가 그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반군의 역내 최대 후원국인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무기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시리아의 이른바 '온건' 야권이 러시아의 공습을 비난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2일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시리아 반군세력이 미국에 러시아의 공습에 대항할 수 있도록 대공방어 무기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혹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에 응한다면 그것은 과거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 반군에 무기를 공급했던 냉전 시절의 정책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며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더 큰 긴장을 불어올 수 있다. 국제 관측통들은 또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이 철수한 후 미국 정부가 휴대용 대공미사일 '스팅거'가 미군을 상대로 사용되거나 민항기를 대상으로 한 테러에 사용될 것을 우려하여 무자헤딘으로부터 그 회수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어야 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대외정책' 민간연구소의 매니징파트너 안드레이 수셴초프는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적들에게 대공미사일이나 기타 대공방어 무기를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계획에서 부차적인 역할에 불과한 시리아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온건파 반군 손에 '스팅거'가 들어간다면 아사드 정부는 S-300을 손에 넣게 될 것이라고 수셴초프는 강조했다.

드미트리 오피체로프-벨스키 대외경제대학 부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그러한 종류의 무기 공급은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며 "워싱턴포스트의 이번 기사는 미국 자국 여론과 러시아의 반응을 '간보기' 위한 고의적인 정보 유출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시리아 반군은 미국이 시리아 분쟁에서 진지하게 러시아와 대립할 가능성을 다소 과장하면서 그 결과로 러시아를 고민에 빠뜨리려 시도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가 공개함으로써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 번째로, 가능성이 가장 낮지만 러시아와의 긴장 악화를 원치 않는 미국 정부 일각에서 그러한 방법으로 비공개적으로 시리아 반군에 대공미사일이나 다른 군사장비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무산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역내 강국들의 반군 군사지원 가능성

오피체로프-벨스키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가 이미 시리아 반군에 대공미사일을 공급했고, 일부 미사일은 리비아와 이라크에서 포획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무기는 수호이(Su)-34 같은 현대식 전폭기를 상대로는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반군에 러시아 공군 화력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이란 원정군의 공세에 저항할 힘을 줄 대전차 및 기타 무기의 공급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아밧코프 동양연구국제관계대중외교센터 소장은 시리아 반군이 터키로부터 대공방어 무기를 지원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터키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군사적 지원 등 돌연 반러시아적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은 모스크바 방문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처음으로 아사드 체제를 유지하는 과도기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 그가 며칠 전 새로운 성명을 내놓고 러시아가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자신의 정책 덕분에 국제적 고립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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