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진정 난민에 관심있다면 테러단체 지원부터 끊어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AFP/East News
시리아 내전이 5년째 지속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도 찾기 어렵다. 게다가 IS까지 얽혔다. 시리아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렵다. 아사드 대통령을 러시아 관영언론 로시스카야 가제타가 지난 9월 16일 다마스커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 내용 가운데 주요 골자를 소개한다.

난민 문제

문제는 서방 국가들이 한편으로는 시리아 난민에 동정을 표하면서 다른 편에서는 자동소총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는 데 있다. 사실 이들은 무엇보다 테러범들과 죽음의 공포를 피해 시리아를 떠났다. 이들은 테러리즘이 낳은 결과의 피해자다. 유럽이 난민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테러단체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야권과의 대화

시리아의 정치세력들, 정부와 혹은 정부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 불법 반군세력은 테러리즘과의 싸움을 위해 연합해야 한다. 이런 일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 과거 시리아 정부에 대항해 싸우던 일부 반군이 이제는 국내에서 일어나는 테러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제네바-3’

현재 시리아 위기 해결을 위한 ‘제네바 공동성명’의 과도정부에 대한 항목을 두고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모스크바-3’에서 시리아 내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이러한 이견을 극복하고 향후 ‘제네바-3’ 회의에 하나의 연대적 입장을 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새로운 제네바 협상의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모스크바-3’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네바-3’의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역할

이란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 군사적 지원을 두고 일부 서방 언론에서는 이란이 시리아로 이란 군부대를 파병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란은 시리아에 군사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국 간에 군사전문가 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교류는 항상 있어왔다. 전시에 그러한 협력이 더 활성화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란의 원조가 현재 시리아가 겪고 있는 야만적인 전쟁에서 우리를 쓰러지지 않게 지지해주는 든든한 요소임은 사실이다.

지하드의 역할

알카에다 분파 조직인 ‘안누스라 전선’과 IS에 무기, 자금, 자원병을 공급하는 것이 터키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터키는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동의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안누스라 전선과 IS가 역내에서 세력을 키운 것은 서방의 비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방은 테러리즘을 필요할 때마다 소매춤에서 꺼내드는 비장의 카드로 인식하고 있다. 지금 서방이 안누스라 전선을 IS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는데 그것은 IS가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이 IS를 섬멸하려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들이 원했다면 이미 이뤄졌을 일이다.

‘시리아 연방제’

시리아 국민이 연방제, 탈중앙화, 자치권 도입 또는 정치체제의 전면적 개혁 조치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이를 위해서는 상응하는 헌법 수정 및 국민투표를 통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 이를 주장하는 정치그룹들은 자신의 제안의 정당성을 시리아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그들의 제안은 국가가 아닌 국민과의 대화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내 이웃국가들과의 관계

현 상황에서 동일 국가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동시에 그와 싸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터키·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 중인 반테러동맹에 참여하는 척하면서 동시에 북부, 남부, 북서부의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만약 이들 국가가 생각을 바꿔 정도(正道)로 돌아와 공동의 선을 위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 동참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들과,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도 협력할 것이다.

위기의 근원

현 시리아 위기의 근원은 이라크의 종파 간 분열을 가져온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결과가 부분적으로 시리아 상황에 영향을 미쳤고 시리아 내 종파 간 대립에 불을 붙이려는 계획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보다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1980년대 초 서방이 아프가니스탄 테러단체들을 ‘자유를 위한 투사’로 부르며 공식 지원한 것도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다. 그후 2006년 이라크에서 미국의 비호 아래 IS가 탄생했고 미국은 이 조직이 성장하는 것을 방치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서방의 지원과 페르시아만 국가들, 특히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당연히 터키의 자금 지원 하에 종합적으로 작용해 시리아 내 분쟁이 촉발되는 전제조건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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