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3자 정상회담... 유럽연합,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에 평화 독촉

프랑수아 올랑도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도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지난 24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도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정황으로 볼 때 독-불 정상은 우크라이나측에 강한 압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독-불-우크라이나 베를린 정상회담이 끝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의 분위기는 극도로 절제된 것이었으며, 전체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올랑도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군을 비난했다. 하지만 회담 내용 자체는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그리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제는 현재 돈바스 상황에 대한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시각이 현저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알렉산드르 구신 러시아국립인문대학교(РГГУ) 부교수는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은 (돈바스의) 광범위한 자치권 부여와 그 수장으로 중도적 인물을 세우는 데 찬성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럽은 러시아가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이 과정에 참여하는 데 찬성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안을 수용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구신 교수는 "포로셴코 대통령은 현재의 (우크라이나 헌법) 수정안이 이미 상당한 양보를 한 결과이자 그가 우크라이나 의회(최고라다)에 통과시킬 수 있는 최대치라고 밝혔다. 민스크 평화협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더 큰 양보를 해야하지만,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 협정을 로드맵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 회담에 푸틴이 초대되지 않은 이유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여러 도시에 포격을 가하면서 반군에 전투 재개를 선동하는 등 극히 위험한 정책을 펴왔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배제시킨 채 포로셴코 대통령을 진지한 대화에 초대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웃킨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정세분석센터 전략평가부장은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독일은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러시아가 참석했다면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동시에 현재로서는 최선의 평화안인 민스크 평화협정을 지키려면 다름아닌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일련의 행동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스크 평화협정' 준수 압박

프랑스와 독일로서는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모종의 수단이 존재한다. 웃킨 부장은 "유럽연합과의 관계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가진 최고의 수 중 하나다. 그 관계에 따라 포로셴코 정부의 성공 여부가 평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개혁의 성공 여부에 어떠한 태도를 보이냐가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의 눈에 권위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탓이다. 결국 우크라이나로서는 유럽연합과 대척점에 설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베를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민스크 평화협정과 노르망디 포맷을 대신할 것은 없다고 발표했으며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웃킨 부장은 "다른 분쟁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과 같은 과정 자체가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긴장 완화에는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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