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러-미-사우디 외교장관 회담... 러, 푸틴 대통령의 IS 격퇴 계획 제안

로이터
러시아가 IS(이슬람국가) 격퇴를 위하여 모든 반지하드 세력이 연합할 수 있도록 이라크와 쿠르드족 군대 외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충성하는 시리아 정부군도 포함되는 단일 전선 수립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8월 3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러시아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제안이 미국과 역내 미국 동맹국들에게서 지지를 받지 못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6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한 바 있는 러시아의 IS 격퇴 계획의 세부사항을 처음 공개했다. 러시아 측 제안의 골자는 시리아와 이라크, 쿠르드족과 기타 역내 국가 군대의 힘을 규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많은 페르시아 만 국가들이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의 운명을 둘러싼 문제가 장애물이 되고 있다.

도하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주도 연합세력이 IS에 가하고 있는) 공습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지상에서’ 손에 무기를 들고 테러 위협에 맞서고 있는 세력 등 동조국들의 동맹을 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와 이라크, 쿠르드족 군대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반IS 동맹은 “합의된 국제법 기준”에 따라 결성돼야 한다. 이는 곧 유엔 안보리의 위임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아사드 정권 지원 문제에 대한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네바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회담들에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과 터키, 유럽연합(EU), 아랍 국가들이 포함된 국제사회가 합의한 사항은 시리아 내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적 과도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무반응

러시아의 제안에 대해 나머지 회담 참가국들이 보인 반응은 알려져 있지 않다. 민간 연구센터인 ‘중동연구소’의 예브게니 사타놉스키 소장의 견해에 따르면, 이는 현재와 같은 여건 하에서 이런 회담에서는 성과가 나올 수 없었다는 점과 관련돼 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대한 태도 변화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가 제안한 계획은 실현될 수 없다. 사타놉스키 소장은 미국이 “아사드 정권을 전복해달라는 주문을 받았고” “주문자 가운데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말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이런 배경에서 볼 때 시리아 문제의 돌파구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타놉스키 소장은 심지어 IS의 점증하는 위협조차도 시리아 지배 정권의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IS의 활동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시리아 ‘온건’ 반대파 지원

러시아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정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실제로 강경해진 것으로 8월 3일 알려졌다. 이제 미국은 자신이 양성한 시리아 ‘온건’ 반대파들을 IS 전사들의 공격으로부터만 아니라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부터도 방어해줄 것이다.

미국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방어적 화력 지원’은 이미 지난 7월 31일 제공됐다. 표적은 ‘알카에다’와 관련된 극단주의 단체 ‘안누스라 전선’의 전사들이었다. 미 국방부는 공중 화력 지원이 그들(시리아 ‘온건’ 반대파 전사들)이 누구를 공격하느냐와 상관없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도하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이러한 접근이 국제법의 관점에서 적법하지 않다고 말하며 이것이 반IS 투쟁을 위한 단일 전선 결성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미국의 교관들이 이웃 국가들에서 양성한 이른바 ‘온건’ 반대파 전사들의 압도적 다수가 극단주의자들의 편에 서는 결과로 끝났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내가 미국의 입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이 문제에서 우리의 의견은 분명히 다르다”고 라브로프 장관은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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