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란 핵합의에 대한 러시아 시각

(사진제공=Photoshot/Vostock Photo)

(사진제공=Photoshot/Vostock Photo)

이란과 6개 중재국(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 핵 프로그램 합의에 도달하며 수 일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끝냈다. 러시아는 대이란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의 석유 시장 진출로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합의안 마련에 적극 이바지했다.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6개 협상국과 이란은 서방이 핵 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는 이란 핵 프로그램 개발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대신 그 대가로 대이란 국제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합의 도달을 환영하며 "세계가 오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가 줄곧 주장해온 정치-외교적 문제 해결 방법이 승리했다"고 밝히고 이번 합의가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해주리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합의 이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천연 우라늄을 공급받는 대신 러시아로 반출된다. 러시아는 또 이란의 '포르도' 핵 농축시설 교체 작업에도 참여한다.

합의의 미래

이와 동시에 러시아 전문가들은 핵 합의의 미래가 절대 밝지 않으며 러시아의 합의 이행 참여도 확실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PIR센터 전문가이자 이사회 위원인 드미트리 옙스타피예프는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의 이행 가능성을 50대 50으로 평가했다. 합의안 지지가 이란 내부에서 그렇게 간단치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의 '비확산 문제' 프로그램 담당자 표트르 토피치카노프는 "서방에도 이란에도 합의안을 반대하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많은 것이 이들이 어떻게 해동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있어 이란의 근본적 중요성

라브로프 장관의 말에 따르면, 합의 이행은 러시아와 이란의 경제 교류를 강화시켜준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은 이란의 원자력 에너지를 발전시키는 대규모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라잡 사파로프 현대이란연구센터 소장은 원자력 에너지 외에도 대이란 제재 철회는 화학산업과 정보기술, 철도 건설, 기타 다른 경제 분야에서 이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러시아 기업들에 많이 열어줄 것이라고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양국의 군사장비 협력에서도 전망이 밝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 가운데 하나는 지대공미사일 복합체 S-300의 이란 판매 거래를 러시아 측이 승인한 것이다. 언론의 지적에 따르면, 군사장비 협력에서 잠재적 계약 액수는 최저 200억 달러에서 최대 7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옙스타피예프의 견해에 따르면, "이란은 러시아에 중요한 파트너로서 필요하다." "러시아에서 이란은 무엇보다도 경제적 파트너로 간주되고 있다. 이란의 이념적 토대는 우리에게 (정치적 파트너십을 맺기에는) 여전히 매우 낯설다"고 예스타피예프는 말했다. 긴밀한 경제 교류 외에도 이란은 물류에서도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러시아가 80%를 통제하게 되는 '북-남' 운송통로가 러시아에 중요하다고 옙스타피예프는 지적했다. 인도와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의 화물이 이 운송로를 따라 이란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 북부와 서부 국가들로 공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다원적 대외정치와 대외경제 정책 수립의 관점에서 러시아에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옙스타피예프가 간추려 말했다.

이란산 석유는 러시아에 도전일까?

대이란 제재 철회가 러시아에 미치는 경제적 결과와 관련하여 언론은 이란산 석유가 시장에 흘러 넘치면 러시아의 주력 수출품인 석유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 경우에 모든 것이 한 가지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순수하게 실용적으로 바라본다면, 물론 이란산 석유의 등장은 러시아에 불리하다. 이란은 석유시장에서 꽤 중요한 행위주체이기 때문이다. 6개월 후 이란은 새로운 채굴량을 선보일 것이다. 이란은 하루 약 100만 배럴 또는 150만 배럴의 석유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다." 라잡 사파로프의 말이다. 이와 함께 그는 이는 단기적으로만 러시아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상당 부분 통제하고 있는데, 이란이 OPEC의 총 산유량 안에서 자국의 할당량을 회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에 할당된 산유량은 대이란 제재 도입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몫으로 돌아갔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유량을 감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란과 유럽 미사일방어시스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합의 도달을 전하면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9년 당시 이란 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유럽 미사일방어시스템(MD)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MD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애초 이 프로젝트는 이란과 큰 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옙스타피예프의 말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단순히 바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한 '낚시질'이었을 뿐이다. 토피치카노프는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과거 발표된 성명을 상기시킬 목적으로 서방에 보내는 모종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