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브릭스(BRICS) 정상회의 폐막... 완전한 국제기구화 가능성 엿보는 브릭스

(사진제공=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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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파 시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가 폐막했다.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러시아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라졌다. 일각에서는 신흥 5대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연합체인 브릭스가 지금 우리 눈앞에서 G7류의 국가 모임 차원에서 완전한 국제기구로 변모했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그러한 평가를 서두르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러시아 바시키리야 공화국 수도인 우파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정상들은 세계정치 문제에 대한 긴밀한 입장 조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회원국 정상들이 적극적인 세계 금융경제구조 개혁과 국제통화기금(IMF) 내 개발도상국들의 역할 확대를 도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러시아에 있어 이번 우파 브릭스 정상회의가 갖는 의미는 무엇보다 서방의 대러 제재와 관련하여 러시아 입장 지지를 공동으로 표명하고 우크라이나 분쟁 조정에 있어서도 민스크 합의 이행을 통한 정치적 해결을 주장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게오르기 톨라라야 국가 브릭스 연구위원회 소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그외 다른 지역 분쟁 해결에 있어서도 회원국들의 입장 일치를 확인했으며 그로써 "안보 문제와 세계정치의 발전 전망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브릭스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완전한 의미의 '동맹'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브릭스개발은행과 가상 외화풀과 같은 금융 메커니즘을 사실상 발족시킨 것이 이번 우파 브릭스 정상회의의 최대 성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하일 델랴긴 세계화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러한 행보가 브릭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델랴긴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브릭스는 G7과 비슷한 성격의 모임이었다. 하지만 IMF와 세계은행과 유사한 자체 금융기구를 발족시킴으로써 이제 완전한 의미의 국제기구로 변모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보리스 카가를리츠키 세계화사회운동연구소 소장은 우파 정상회의가 상대적으로 성공적이나 극히 느린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브릭스의 상태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카가를리츠키 소장은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이 확인했듯이 브릭스개발은행이 첫 프로젝트 지원은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지만 은행 자체는 지금 활동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프로젝트 지원 개시가 내년으로 늦춰진 것은 회원국들간에 아직은 브릭스의 성격과 목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가를리츠키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보기에 회원국은 브릭스가 완전한 의미의 효율적인 동맹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다자간 포맷의 일종인지를 두고 아직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브릭스는 유럽연합에 버금가는 강력한 동맹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게오르기 톨라라야 국가 브릭스 연구위원회 소장도 브릭스를 완전한 의미의 국제기구로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은 느리고 신중하게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톨라라야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초국가적 기구 탄생을 모든 회원국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이번 우파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사이버 사무국 개설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 그리고 중국이 부분적으로 처해있는 어려운 국제상황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이 중대한 국제사안에 대한 의견 일치를 과시한 것 자체가 대단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들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브릭스개발은행의 출범 사실 자체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마르셀 살리호프 에너지재정연구소 경제부장은 밝혔다. 러시아 기업들의 서방 금융시장 접근이 막힌 상황에서 대안적인 금융기구의 탄생은 러시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신개발은행은 러시아 경제에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중국 자본 유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투자 유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9일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개발은행이 운송, 에너지 인프라 부분 대규모 합작 사업 및 산업발전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브릭스 초대 의장국으로서 투자협력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국내 재계의 자문을 얻어 이 로드맵에 약 50개의 프로젝트와 이니셔티브를 이미 포함시켰다. 그중에는 에너지연합, 국제에너지연구센터, 제철산업연맹 설립 구상 등도 포함됐다"고 푸틴 대통령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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