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땅 중국 임대... 득실 놓고 고민 중인 러시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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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의 자바이칼 변강주 당국과 중국 기업 ‘조예 리소시스 인베스트먼트’(Zoje Resources Investment)가 변강주 내 토지 10만여 헥타르를 임대하는 예비 계약을 체결하자 러시아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당국자는 이번 계약이 침체된 극동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한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하며 계약 성사를 지지했고, 다른 사람들은 중국의 팽창을 우려하며 계약을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규모의 이번 계약이 중대한 장점만 아니라 심각한 단점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자바이칼 변강주는 극동 지역에 위치한 러시아 연방주체 가운데 하나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자바이칼 변강주 지도부가 중국 기업 '조예 리소시스 인베스트먼트'(Zoje Resources Investment, ZRI)에 토지를 임대할 계획이라는 소식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처음 나왔다. 콘스탄틴 일콥스키 자바이칼 변강주 주지사와 ZRI 경영진은 SPIEF에서 만나 예비 계약격인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그에 따르면 자바이칼 변강주 정부는 농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1만 5천 헥타르의 토지를 ZRI에 49년간 임대할 계획이며,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20만 헥타르의 토지를 ZRI에 추가로 임대한다. 이 프로젝트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면서 첨예한 논쟁 대상이 되었다.

구상의 본질

중국 기업들에 극동 내 토지를 임대하는 현상 자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관행은 이미 수십 년간 있어 왔다. 하지만 임대 규모는 항상 작았고 기간도 짧았다.

자바이칼 당국은 프로젝트 추진 이유를 지역 내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점과 러시아 투자자들이 기후가 까다로운 이 지역의 농업 발전에 투자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으로 설명했다. 자바이칼 변강주 당국은 중국의 참여를 훌륭한 해결책으로 보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런 입장에 부분적 동의를 표시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자바이칼 지역에 유리할 것이다. 중국 대기업의 참여로 세수를 늘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역 경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중국 전문가인 이반 주옌코 극동연방대학교 지역·국제학부 강사가 Russia포커스에 이같이 말했다. 알렉산드르 라린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 주임연구원도 이런 관점을 지지했다. "자바이칼 변강주 토지가 개간되어 방목지와 경작지로 사용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이익이다."

'중국의 위협' 실제할까?

이와 동시에 러시아 토지를 50년간 중국에 임대한다는 구상은 특히 '중국의 위협'을 우려하는 사람에게서 예상대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자유민주당(민족주의 수사를 사용하는 우파 정당) 대표들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에게 토지 임대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레베데프 러시아자유민주당 대변인은 "토지를 임대해주면 20년 후 중국인이 자바이칼 변강주 주지사가 될 것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상당히 긴 전통을 갖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 극동을 차지할 계획이라는 생각은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오랜 세월 동안 갖고 있던 흔한 생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살고 있는 이반 주옌코는 '애국주의 성향' 정치인들이 '중국의 위협' 수준을 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극동에서 이런 분위기는 훨씬 덜 퍼져 있다. "중국인들은 2000년대 초보다 더 줄어들고 있으며 지금 있는 중국인들은 일반 주민들에게 피해보다는 이득을 더 많이 가져다 준다. 이들은 주로 서비스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숨겨진 위협

다른 한편으로 현 상황은 분명히 간단치 않은 의미를 띠고 있다. 예를 들면, 알렉산드르 라린은 농토 장기 임대와 관련해 특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지는 50년간 임대된다. 이 기간이면 중국 농부들이 임대지 생활에 적응할 것이고 이곳에 가족들과 함께 뿌리를 내릴 것이다. 그런 다음 임대 기간이 만료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을 중국으로 되돌려 보내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러시아 현지 주민들이 늘어나는 중국 인구와 어떻게 함께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주옌코는 "그렇다고 이 말이 우리가 우리 자신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서 중국 경제력을 활용할 기회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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