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프간행 나토 군사 수송로 폐쇄 결정

(사진제공=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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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행 군사화물 수송로를 폐쇄키로 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서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토의 아프가니스탄행 군사화물 수송로를 폐쇄키로 결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서명한 결의안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아프가니스탄 내 국제안보지원군(ISAF) 임무를 제정한 2001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제1368호의 효력이 만료됨에 따라 채택됐다.

문제의 배경

나토의 인터넷 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나토는 2008년 봄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는 비살상 군사 화물용 지상 수송로 개설을 허용해달라고 러시아에 요청했다. 2년 뒤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군사 화물용 수송로 개설도 허용했다.

2012년 러시아 정부는 나토의 아프가니스탄 화물 항공 수송로를 승인했다. 통과 지점으로는 볼가 강 유역의 도시 울리야놉스크 공항이 선정됐다. 당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울리야놉스크에 '나토 기지'가 설치된다고 하여 큰 사회적 파장이 일었고 반대 시위도 잇따랐다.

러시아 경유 수송로가 갖는 의미는 파키스탄 카라치를 출발하여 파키스탄 영토 전체를 거쳐 북쪽으로 아프가니스탄까지 이어지는 주 수송로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커졌다. 파키스탄 군대가 이 노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자 나토 호위대가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리반의 공격 표적이 되는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행보

전문가들은 러시아 당국의 행보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강조한다. 알렉산드르 흐람치힌 정치군사분석연구소 부소장의 견해에 따르면,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효력 만료보다는 정치와 더 많이 관련돼 있다."

흐람치인 부소장의 지적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 첫째, 국제 분견대 상당 부분이 철수하면서 수송량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에 러시아가 나토 화물 수송을 거부한다고 해서 잃을 돈은 그렇게 많지 않다. 둘째,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아프가니스탄 내 새로운 작전인 '확고한 지원(Resolute Support)'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이 작전이 유엔의 결정으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흐람치인 부소장은 또 메드베데프 총리의 결의안이 대러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모종의 응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잡지 '조국의 무기고' 편집장인 군사 전문가 빅토르 무라홉스키도 아프가니스탄행 수송로를 중단키로 한 러시아의 결정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무라홉스키 편집장은 이번 결정이 나토의 행동에 대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2014년 나토가 아프가니스탄과 관련한 일체의 협렵을 일방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시위적 행보'라고 말한 이번 결정이 나온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러시아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토와 아프간 탈레반이라는 국제 테러리즘에 맞선 공동 투쟁을 조직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나토는 이 분야에서조차 우리와의 협력을 원치 않을 정도로 삐딱선을 탔다." 무라홉스키가 Russia포커스에 이같이 밝혔다.

2014년에는 국제 연합군의 핵심 부대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는 새로운 임무인 '확고한 지원'의 일환으로 12,500명의 군인이 남아 있다(그중에서 대다수는 미군으로 약 1만 명에 달한다). 아프간 군대 양성과 외국 공관 경호가 이들의 공식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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