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13번째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

(사진제공=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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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TV중계되는 13번째 연례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집단심리치료”는 순조롭게 끝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유권자층을 안심시키는데 성공했다는 말이다.

16일 목요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열 세번째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기대됐던 것처럼 대부분의 질문은 경제 문제에 집중됐다. 그때문에 우크라이나 관계는 뒷전으로 물러났다. 이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Russia포커스가 만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현재로선 국내 경제위기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며, 푸틴 대통령은 최근 루블화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이번 '집단심리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다.

부차적인 분쟁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주제를 완전히 비껴가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러시아 국민은 여전히 이웃나라인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의 결과는 물론이고 분쟁의 확산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실패"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아니라 민족주의자들의 농간에 놀아난 우크라이나 자신이며,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여전히 "한 민족(один народ)"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바라는 것은 '존중(уважение)'뿐이라고 대통령은 덧붙였다.

친크렘린 성향의 '정치연구소'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소장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한 민족'이라는 입장은 "전략적인 결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책 실패의 부정은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미국에 점령된 나라로 보는 이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유일하게 질문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주제였다는 것이다. 콘스탄틴 칼라체프 '독립전문가그룹' 대표도 "미국 관련 주제에서 대통령은 '러시아는 테러리즘 외에는 적이 없다'며 상당히 미지근하게, 심지어는 우호적으로 대답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독립 정치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시킨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우크라이나 내정문제"라 칭함으로써 그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했다고 보았다. 돈바스 지역을 홀대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명한 후 무상원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푸틴 대통령은 '더 이상의 투자는 없을테니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뜻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는 "돈바스 지역으로서는 아주 나쁜 신호"라고 그는 덧붙였다.

위기

푸틴 대통령은 대외정책 관련 질문에서는 자유롭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지만 경제 관련 주제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알렉세이 무힌 '정치정보센터' 대표이사는 지적했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충분하지 못하며, 별 효과도 없고 타이밍도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정부의 경제 대책에 대한 변명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환 모기지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난감해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의 대답에 국민은 만족했을 것이라고 마르코프 소장은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약간 성장한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예전보다 하락했지만, 계속 악화되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며, 서방제재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이 가장 중요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모든 것이 계획된 대로"

총평을 하자면, 16일 '국민과의 대화'로 냉랭했던 사회 분위기가 다소 풀렸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당분간은 해소가 됐을 것으로 본다고 칼라체프 대표는 강조했다. 국민들로부터 대통령에게 신랄한 질문이 쏟아지지 않은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날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켠 이유는 '모든 것이 계획된 대로' 되고 있는지, 나라가 평온한지, 대통령이 모든 것을 잘 통제하고 있는지 보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는 '집단심리치료'와 같다. 해결 못 할 문제는 없다고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푸틴의 이미지 측면에서 보자면, 아직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다. 그는 업무능력, 인간성, 결단력 같은 자신의 장점을 아주 잘 부각시켰다"고 칼라체프는 결론지었다.

Russia포커스가 만난 다른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들은 16일 대통령의 생방송 '국민과의 대화'가 충분히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지루한 순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아주 훌륭하게 치러졌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지도자가 자신이 컨디션이 좋으며 국정 문제를 모두 섭렵하고 있음을 국민에 보여주었다. 모두 연출된 것이겠지만 그도 당연하다. 만약 다른 식으로 진행됐다면, 그것이 더 이상했을 것"이라고 오레시킨 정치분석가는 말했다. 무힌 대표는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밝혔던 내용을 상당히 명확하게 표현했다.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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