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 모스크바에서 종적 감춰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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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반역죄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에콰도르를 정치적 망명지로 선택하고 어제 아에로플로트 편으로 모스크바에서 쿠바 하바나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미국에서 반역죄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에콰도르를 정치적 망명지로 선택하고 어제 아에로플로트 편으로 모스크바에서 쿠바 하바나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그가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던 항공기에 좌석을 예약하고 비행기에 탑승한 수많은 기자들은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미 정부의 광범위한 정보 감시 행태를 폭로하고 도주한 스노든과 관련하여 미국은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과도 관계가 틀어질 위험에 처했다. 미 하원은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비밀스런 전쟁'을 하고 있다고 거의 만장일치로 비난하고 이러한 행동에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으름짱을 놓았다.

워싱턴 소재 브루클린 연구소의 전문가 브루스 리델은 이번 스캔들로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꾀해 온 오바마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한 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을 벌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진실의 수호자에서 외국의 간첩 혐의를 받게 된 스노든 사건이 터지면서 그간 다져온 모든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미 법무부는 러시아에 스노든의 신병 인도에 대한 공식 요청서를 전달했다. 미 국무부는 스노든이 홍콩에서 출국하기 몇 시간 전에 그의 여권을 말소시켰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 당국이 미 정보국들의 내부고발자와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러 치안당국은 스노든이 러시아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바가 없고 국제수배자 명단에 올라있지 않은 관계로 그를 러시아연방 내에서 체포할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여권이 말소된 상태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러시아는 관대한 입장이다. 치안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러 치안당국은 그가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 국가에서 그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거나 '긴급히' 시민권을 발급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국제법협회의 전문가 안드레이 네크라소프는 여권 말소가 시민권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미 정부가 스노든을 자국법으로 재판할 수 있는 권리는 보유한 채 해외에서의 그의 이동가능성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권 말소가 외교적 분쟁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은 러시아를 포함해 유효한 서류 없이 미국시민의 국경 통과를 허용한 나라에 항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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