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리아 사태 러·미 공동 조정안 지지

(사진제공=미하일 모크루신/리아 노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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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리아 관련 국제회의 개최는 시리아 측 참여 주체가 결정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이 끝난 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각) 금요일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2년 이상 끌어온 시리아 분쟁 해결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시리아 사태는 특히 지난 15일(현지시각) 유엔 총회에서 논쟁거리가 돼온 시리아 규탄 결의안이 다수결로 채택된 후 국제정치 무대에서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했다. 이 결의안은 시리아 반정부 세력인 시리아국가연합(SNC)을 시리아 국민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이 결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소치 회담에서 반 총장은 러·미 두 국가가 제안한 시리아 관련 제네바 국제회의 개최안을 지지했다고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이 밝혔다. 이 회의는 빠르면 6월 중순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의 이번 소치행도 이 회의의 세부사항 조율을 위한 것이었다. 반 총장의 러시아 방문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그가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은 2011년 4월이었다.

라브로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총장은 뜻밖에도 러시아어로 “세르게이 빅토로비치, 안녕하십니까? 소치에 오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인사를 건낸 후 이어 영어로 “저의 러시아어를 이해하셨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소치에 쉬러 오지 못하고 일 때문에 오게 돼 아쉽지만 어쨌거나 수영복도 챙겨오지 못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회담이 끝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양측이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가 유엔의 주재 하에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러·미 두 국가가 공동으로 내놓은 이 제안은 많은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반 총장도 오늘 우리의 제안에 대한 지지의 뜻을 확실히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회의 개최 일자는 현재 미정이다. 시리아 측 대표로 누가 참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정해지지 않아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라브로프 장관의 설명이다. 얼마 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반정부세력은 물론이고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도 이 회의에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다른 이해당사국들도 초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시리아 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시리아와 중동 지역의 운명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사회의 위기대응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리아가 영토의 손상 없이 주권국가의 지위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제네바 공동선언문에 의거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후 반 총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가 여러 국제문제 해결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계속 담당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그리고 내년 러시아의 G8 의장국 역할이라는 세가지 사안에 각별한 기대가 모아졌다. 반기문 총장은 ‘부패와의 전쟁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연구’ 같은 주제가 G20 정상회의 의제로 포함된 점과 유엔 반부패회의가 2015년 러시아에서 열리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끝으로, 반 총장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지구촌 평화 보장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가 스포츠경기 진행 중 전쟁의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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