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프로그램은 어떻게 한국의 러시아 극동 투자를 방해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동방경제포럼 방문은 복합적인 감정을 낳았다. 한편으로는 한국 재계가 러시아에 투자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다른 한편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먼저 북한 핵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해야 그 다음에 경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에 유례 없는 수준의 협력을 제안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약속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더 돋보였다.
오피니언
President Park Geun-hye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2016년 9월 3일,박근혜 대통령이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동방경제포럼 부대행사 ‘러시아-한국’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 세르게이 사보스티야노프/TASS Host Photo Agency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두 번 연설했다. 첫 번째 연설은 러시아-한국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 했고(사전 공지되지 않았다) 두 번째 연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본회의 세션에서 했다. 두 연설은 러시아 극동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발전에서 갖는 잠재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극동은 자원의 보고이자 교통 허브, 러시아의 새로운 심장이다”라고 말하며 한국이 조선 소 건립에 투자하고 물류 루트 개발과 폐기물 처리를 지원하고 의료 등 많은 분야를 발전시킬 것임을 약속했다. 또 한국은 2013년에 이미 논의된 바 있는 양자 프로젝트들로 복귀하고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많은 것을 약속하며 연설을 시작하자 참석자들은 경제 분야에서 구체적인 제안과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제안과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은 북한 핵 프로그램 중단을 위해 러시아가 북한 지도부와의 채널을 이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로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포함한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들이 장애에 직면해 있다 [...] 이런 장애가 제거되면 프로젝트들이 재점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역내 평화와 안정이 경제 관계의 필수조건이며 우리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지 못하면, 경제 개발도 논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불만

박 대통령의 연설에 답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비확산 준수에 관한 러시아의 기본 원칙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되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고 첨예한 국면에서 상황 타개를 돕기 위해 노력하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러시아와 한국이 공동 프로젝트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기회를 활용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참석자는 푸틴 대통령의 답변에서 약간 언짢은 기색을 느꼈다. 그 원인은 한국 측이 정치 관계를 경제 관계와 분리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산한 아시아전략센터 소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포럼이 열리기 전날 “러시아는 자국 이익에 위협으로 간주되지 않는 제3국과의 관계가 한국처럼 중요한 아시아 선진국과의 국가 간 논의의 핵심 내용이 되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와 경제 관계 분야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사례는 러시아가 직접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포럼에서 러시아 측 인사들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체계)에 관해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러시아는 분명히 사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러시아-일본와 러시아-한국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는 같은 장소에서 하루 차이를 두고 열렸다. 하지만 회의장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수는 달랐다. ‘러시아-한국’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회의장 좌석은 절반이 비었다. 이는 아마도 한국 발표자들이 구체적인 경제 계획과 프로젝트를 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리 트루트네프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동방경제포럼을 앞두고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한국 기업이 러시아와의 양자 프로젝트들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니슬라프 보스크레센스키 러시아 경제개발부 차관에 따르면, 2015년 결산 결과 한국은 러시아 무역 파트너 중에서 20위에 올라 중국과 일본에 밀렸다.

지난 9월 3일 동방경제포럼 ‘러시아-한국’ 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서 보스크레센스키 차관은 “우리는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있는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별히 한국 기업들을 위해 우리는 한국의 러시아 투자 증진을 위한 실무 그룹을 조직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얘기하라. 그러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희망한다고 밝힌 EAEU와 한국의 FTA와 관련,, 현재 양자 위원회가 협정 체결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2016년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 베로니카 니키시나 EAEU 통상장관은 “FTA 협상을 시작할지는 한국이 EAEU 국가 시장 투자에 관심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암시했다.

이 논의 과정에 정통한 Russia포커스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측에서 나온 이런 언급은 EAEU가 단순히 관세 인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한국과의 포괄적인 합의에 관심을 두고 있고 한국의 구체적 투자 행보를 기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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