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어떻게 푸틴의 요원이 됐나

2016년 8월 5일 게오르기 봅트
오피니언
How Trump became Putins agent
누가 트럼프후보를 자꾸 러시아와 한패로 채색하는가? 출처 : 알렉셰이 요르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요원’이라는 새로운 대선 캠페인 구호를 찾아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얼마나 고약한 냄새가 나든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라도 괜찮다’라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서 당의 불명예를 선거에 유리한 요소로 전환시키기로  결정했다.

그 원칙이란 것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바로 전날 터진 ‘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메일의 위키리크스 유출 스캔들’과 관련된 것이다. 드러난 바에 따르면(그런 의심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전국위원회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유리하고 버니 샌더스에겐 불리하게 온갖 방법으로 정직한 경선을 방해했다. ‘위원회 자원’ 사용과 관련한 지저분한 사건에 연루된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전당대회 이후 즉각 사임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 일부 러시아 애국자들이, 온갖 일에 참견해 대는 미국 국무부를 일만 나면 비난하는 것처럼 미국 민주당은 메일 해킹이 푸틴의 손이 벌인 일이라고 발표했다. 정확히 하자면 FSB인지 군사정보부(GRU)인지와 손잡은 러시아 해커 그룹의 짓이라고 한다. 이 런주장은 FBI와 오바마 내각 주요 인사의 입을 통해 나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수행한 기자들은 미-러 외무부 장관의 라오스회담 때 라브로프 장관에게 질문의 탈을 쓴 비난을 큰 소리로 외쳤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영어 4자로 된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영어로 대꾸했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출처: 로이터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출처: 로이터

오바마는 암시하고, 스노든은 검사할 방법을 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본인은 러시아에 대한 공식 비난의 반걸음 앞에서 멈췄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투표하게끔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여러 번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열광을 드러냈다. 그래서 나는 러시아에서 트럼프의 캠페인을 매우 호의적으로 조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덧붙였다.  

이런 설명으로 볼 때 미국 대선 캠페인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친절하지 않을, 그런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미국에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

에드워드 스노든도 정치적 망명처인 러시아에서 침묵하고 있을 수만 없었다. 그는 미 국가안보국과 CIA은 어디에서 해커 공격이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XKeyscore’라는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가동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북한의 소니(Sony)사 사이트 해킹 사건이 일어났던 바로 그 때에도 이 조치가 취해졌다고 했다. 미 정부는 현재는 주로 러시아가 배후라고 암시하는데 그치거나, 사이버 안보 분야 전문 민간 기업들을 비난에 인용하는 정도다.

일러스트=콘스탄틴 말레르일러스트=콘스탄틴 말레르

어쨌든 트럼프에게는 유리한가?

이렇든 저렇든, 트럼프에 대항해 자신의 더러운 속옷 같은 이상한 무기를 사용한다면 민주당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첫째, 유능한 정치컨설턴트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지나친 ‘네거티브 선거 운동’, 즉 중상모략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악마의 화신을 자처하는 적이 있는 상대는 어느 순간부터 점수를 얻기만 하게 된다. 사람을 그렇게까지 파렴치하게 ‘담가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현재는 클린턴에 뒤지지만 스캔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를 처음으로 약 3~5% 앞서기도 했다.

둘째, 공화당 우파 논객 중 한 명인 패트릭 뷰캐넌이 민주당의 비난에 대해 익살맞게 꼬집은 내용도 볼만한다. 미국은 이미 ‘냉전’ 시대부터 가장 먼저 다른 국가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비영리조직은 물론(이는 러시아, 중국, 얼마 전에는 이스라엘이 이런 단체들의 활동을 제한하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도청 및 인터넷 감시를 활용했다.

이 외에도 뷰캐넌은 “러시아인들이 민주당 메일을 해킹한 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정직한 선거 원칙을 조종하고  훼손한 더러운 방법들을 적발한 공로로 퓰리처상 후보로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70년대 초 뉴욕타임스가 바로 그 케이스다. 이 신문은 베트남 전쟁 준비와 관련된 케네디와 존슨 정부의 비밀 문서를 폭로했다. 그 결과 도발을 비롯해 아주 추악한 면들이 밝혀졌다. 바로 이 ‘펜타곤 문서’ 를 폭로한 기사로 뉴욕타임스는 197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푸틴에게 상을 주지 못할 이유가 무어냐고 뷰캐넌은 비꼬아 말한다.

필자도 어느 면에서는 그에게 동의한다. 어쨌든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약 2만 통의 민주당 지도부 메일을 뒤져 보면 힐러리 클린턴이 그다지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와 전혀 관계 없다. 푸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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