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반도 안보 문제에 중요 역할 맡을 수도

2016년 6월 13일. 모스크바.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 세르게리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16년 6월 13일. 모스크바.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 세르게리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드미트리 세레브랴코프/타스
금년 들어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다시 첨예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위기 해결을 위한 주요 행위자이자 중요한 파트너로서 러시아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13일(모스크바 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은 세르게리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의 안보 위협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러한 외무장관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이다. 두 장관은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범위 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윤병세 장관의 러시아 공식방문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 관련 안보 문제를 국내 문제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한반도 문제’는 외세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 채 해결되어야 한다는 한국인들의 인식은 그 저변에 민족주의적 감정을 깔고 있다.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국가들은 남북한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국가만 참여한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먹구구식 시행착오가 있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외교장관의 방러는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 ‘한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필요로 하며 러시아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강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한반도 프로세스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다소 위축된 상황에서 러시아와 한국 간에  고위급 회담이 성사된 것은 러시아 외교의 신뢰도에 일시적인 추진력을 부여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역내 주요 행위자로서 러시아의 진정한 시험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당사국들의 쌍무 및 다자간 협력 네트워크 안에서 한국과의 공조를 통해 한반도 위기 해결에 어느 정도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앤서니 V. 린나는 소장파 중국·북한 연구자들의 웹사이트인 Sino-NK의 러시아·유라시아 애널리스트이자 미국의 싱크탱크 ‘글로벌리서치센터(GRC)’(워싱턴 소재)의 러시아·동아시아 애널리스트다. 현재 한국 거주 중.

이 기사는 비즈니스 저널 ‘러시아다이렉트(Russia Direct)’에 첫 게재된 글의 축약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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