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의 지도력 위기

알렉셰이 요르스
냉전 종식의 주역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글로벌 세계와 국가적 차원의 지도력의 위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Russia포커스가 이를 독점 공개한다.

왜 오늘날의 세계는 불안과 불공정이 가득하며 군사화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 세계는 글로벌 대립의 종식과 신기술이 보여준 놀라운 가능성으로 인해 새로운 활력을 얻어 인간 개개인의 삶을 향상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그 원인을 쉽게 설명할 수는 없다. 서방의 냉전 승리를 선언한 자들, 새롭고 평등한 안보체제의 구축을 거부한 자들이 현재의 국제 정세에 대한 큰 책임을 지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글로벌 세계에 대한 진정한 이해나 해석이 지금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새로운 새계는 새로운 행동의 법칩과 새로운 도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정상들은 그런 일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오늘날 ‘글로벌 혼돈’의 최대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지도력의 위기

오늘날 우리는 국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이나 G20 같은 메커니즘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제기구들의 활동이 성공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들은 언제나 한 발 늦고, 뒤처진다. 지도력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당면한 위기들과 분쟁들에 사로잡혀 ‘급한 불끄기’에 전념하고 있다. 물론 다 해결을 요하는 문제들이다. 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모종의 긍정적인 진전이 관측되기도 했다.

시리아 평화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미국과 러시아를 주도로 한 외부세력이 거기서 더 큰 입김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미 러시아와 서방 관계의 긴장이 다소 풀어지는 결과도 낳았다.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는 아직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조정 메커니즘들(민스크 평화협정, 노르망디 4자회담)은 여전히 삐그덕 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한 추가적 보완과 활성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거나 아니면 러시아와 미국이 참여하는 다른 종류의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그대로 나뒀다가는 유럽과 전 세계를 뒤흔들 부스럼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해결되지 않은 분쟁을 유럽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한 자리에 모여 이 현재진행형의 분쟁을 논의할 것을 호소한다.

멀리 내다보기

현존하는 첨예한 위기들을 해결하는 것은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사는 법을 배운다는 더 어려운 과제의 해결로 가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

인류 앞에 놓인 글로벌 문제로는

  • 대량살상무기, 세계정치의 군국주의화
  • 빈곤과 인류 대다수의 저개발 상태
  • 환경 문제, 기후변화
  • 테러리즘

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량이주,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 종교적 불관용, 다양한 문명의 공존 문제를 추가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도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세계는 분열되어 있고 함께 일하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각국 정부와 그 지도자들에 있다. 현재 글로벌 과정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주체들도 등장했다. 시민단체, 비즈니스, 학계, 종교단체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국가와 그 지도자, 국제기구들의 역할과 책임이 여전히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와 도덕

국가간의 관계는 국제법의 규율뿐 아니라 전인류적 도덕 원칙에 기초한 행동규범에 의해 규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행동규범은 분쟁과 위기의 순간에 자제력을 발휘하고 모든 당사국의 이해를 고려하여 협의와 중개를 통해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만약 분쟁 당사자와 외부 세력이 그러한 행동규범에 입각하여 행동했다면 우크라이나나 시리아의 위기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윤리규범은 매스미디어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들이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그릇된 정보를 흘리는 경우가 많았다. 분쟁을 방지하고 종식시키는 대신에 사실상 그것을 선동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 시급한 것은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글로벌 의제의 새로운 정립, 정치와 도덕의 합치, 글로벌 세계의 행동규범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러시아의 역할

세계 정치 위기의 극복에 있어서 러시아는 중요하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그래야 한다. 서방은 이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그런 정책은 좋은 결과를 낳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재 리스트’를 통한 압박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신뢰 회복을 위한 대화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신냉전’에서는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격한 감정과 선동 정책은 이제 옆에 내려놓자. 그렇지 않는다면 작금의 세계 지도자들은 후대로부터 큰 질책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역사에서 존경할만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다. 그 기회를 놓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본 기사는 축약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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