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쟁의 문턱에서

Dormidont Viskarev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과 양국관계 전망이 담긴 전문가 칼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엔 회동 이후 러-미 관계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는 미약한 희망을 누군가가 가졌다면, 그 희망은 무너졌다.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개입이 러-미 관계 의제를 이 관계에서 우크라이나라는 ‘독소부’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이어졌다 해도, 어쨌든 건설적 협력의 바탕이 되지는 못했다. 심지어 ‘이슬람국가(IS)’(러시아에서 금지된 조직)로 대표되는 테러와의 전쟁처럼 논쟁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주제에 대해서도 말이다. 시리아의 미래 상황을 보는 관점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의견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미국은 러시아의 시리아내 다양한 테러집단 및 이슬람주의집단(IS는 물론, 실제로는 ‘알카에다’의 ‘지사’인 ‘안누스라 전선’ 및 기타 집단) 퇴치와 관련된 행위를 ‘도를 넘은 자주성’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모든 정책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광범위한 국제연합군에 의한 수개월에 걸친 IS 폭격이 어떤 진지한 결과로도 이어지지 못했음은 물론, 반대로 IS가 통제지역 면적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언론에서는 ‘오바마가 푸틴에게 주도권을 양보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대화 조성을 위한 감정적 배경을 한층 더 악화시켰으며, 게다가 두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는 한 번도 특별히 따뜻했던 적이 없었다.

러시아의 공습 초기에는 원한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성명이 미 지도부 측으로부터 들렸던 반면, 이제는 비판과 비난밖에 나오지 않는다. 러시아가 ‘IS가 아닌 곳을 폭격하고’, 시리아에서 자신의 게임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주 목적은 IS 격퇴가 아니라 아사드 체제 지지라고 말이다. 아사드 본인이 정권이양의 과도기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논의도 이미 더 이상은 없다. 미국은 시리아 정국안정 문제에 관한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 협의를 메드베데프 총리(마침 총리와 오바마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가 참가하는 고위급 수준에서 하자는 러시아의 제안은 거부됐다.

미국이 준비된 유일한 것은 시리아 상공에서의 우연한 충돌을 막기 위한 양국 군사협상이다. 세 차례의 화상회의 이후 러시아 국방부도, 미국 국방부도 시리아 상공 비행 안전에 관한 양해각서 준비를 위한 ‘핵심사안들에 관한’ 입장의 접근을 말하고 있다.

이런 접촉들이 정치문제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가까운 미래에는 분명히 안 될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소위 ‘온건야권’ 지원행위를 러시아와 논의하는 것도 원하지 않고, 심지어 절반은 신화적인데다 각양각색의 수십 개 팀으로 와해된 ‘자유시리아군(FSA)’ 외에 정확히 어떤 집단들을 ‘온건하다’고 여기는지 밝히는 것조차 꺼린다. 게다가, 현지에서 ‘온건전투원’을 양성하는 5억 달러 프로그램의 실패를 배경으로 미 국방부는 아사드 반군에 항공을 통해 집중적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 무기가 IS 및 다른 ‘온건치 못한’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으리란 보장은 전혀 없다. ‘도요타’ 오프로드 차량 공급분에 일어났던 일처럼 말이다. 미국이 ‘온건 FSA’에 보냈으나 IS의 손에 들어가게 된 이 차량들에 관한 스캔들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아마도 미국은 ‘온건하다’고 공표될 반아사드군의 광범위한 연합군을 위한 결정적인 전장 상황 변화를 노린 것 같다. 그 다음에, 필요하다면 협상을 시작하자고 말이다. 더구나 러시아의 항공 지원 속에서 정부군이 공격태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분명히 이것을 좌절시키고 싶은 것이다.

시리아에서는 매우 다양한 집단들이 IS와의 동맹을 포함해 계속해서 동맹을 체결ž갱신하고 있으며, 전투원들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때 무기도 함께 가져간다. 하마 지방에서는 총 전투원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 ‘정복군(반군연합 ‘자이슈알파타’)’이 활동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안누스라 전선’과 ‘아흐라르알샴’ 등의 테러집단이 포함된다. 이제 그들이 간접적으로 제3의 손을 통해서나마 미국 무기를 받게 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아지까지는 대공방어무기가 아니기에 다행이다.

미국이 이슬람주의자 집단들이 우글대는 지역 위의 ‘하늘에서 무기를 뿌리는’ 자국의 행위를 조정하는 것을 거부함은 곧 명백한 테러리스트들을 포함한 손으로 시리아 정부 및 그를 지지하는 러시아에 대한 대리전쟁 도발을 위한 전제의 형성을 의미한다. 이는 새로운, 즉 '시라아를 위한' 대러시아 제재를 포함한 나머지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위험을 내포한다.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와 이웃한 동유럽국가들의 군사력 강화에서 잠시 ‘벗어난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결전’은 시리아의 사막으로 옮겨졌다.

이는 아직은 대리전쟁 형태의 대립은 아니다. 러시아군과 4년간의 전투에서 만신창이가 된 아사드의 군대가 최종적으로 무너지는 것에 대한 기대인 듯 하다. 이슬람주의자들의 사이트에는 이미 미국 미사일이 하마와 이들리브에서 아사드군의 전차들을 불 태우는 화면들이 등장했다. 러시아 정부가 원하는 것은 시리아에 관한 행동을 이런 식으로 미국과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시리아의 미래에 관한 정치적 협상의 거부라는 형태의 도전은 러시아가 이란과의 동맹 강화라는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란 또한 군사력으로 아사드 정부를 지지하고자 하는 결단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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