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위기에서 2015년 위기로... 그 이후는?

드미트리 디빈
원자재 시장이 열병을 앓고 있다. 작년 8월 배럴당 90달러를 넘던 브렌트유 가격이 1년 만에 45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에너지자원 수출 수익금에서 절반 이상을 충당하고 있는 러시아 재정은 이런 상황에 편치 못하다.

루블 가치는 유가 등락에 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러시아 시장과 국민은 지난 10년 동안 익숙해 있던 상황, 심지어는 2008~2009년에 익숙해 있던 상황과는 현저하게 다른 상황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문가 집단과 재계에서는 2007~2008년 경제 위기가 ‘완전치유’되지 않고 저리 자금으로 겨우 ‘급한 불’을 껐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많이 들리고 있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은 당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훨씬 더 심각한 상태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양적 완화’ 정책은 2007년까지 쌓인 과도한 채무와 리스크 문제들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단지 몇 년 뒤로 늦췄을 뿐이며 심지어는 문제들을 더 심화시키기도 했다.

다른 ‘신흥시장’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 이 기간 처음에는 ‘핫머니’가 쏟아져 들어왔고 민간 대외 채무가 증가했으며 유가가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재정 지출이 더 확대됐다. 하지만 2013년부터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GDP의 핵심 요소들이 악화했다. 국민 실직 소득과 소매 무역 거래가 줄어들고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국가 지출과 순수 수출 증대에 제동이 걸렸다. 가장 뼈아픈 점은 루블의 실질 가치가 1998년과 2008년 위기를 낳은 비슷한 사태 전개를 상기시키면서 계속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현 사태와 당시 위기에서 중요한 차이점은 유가 하락이 1997~98년보다 훨씬 심각하지만, 현재 러시아 경제가 당시보다는 몇 배 더 안정돼 있다는 것이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까지 급속하게 회복된다고 해도 러시아 경제 상태가 좋아지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방준비기금(Резервный фонд, 유가 하락 대비 특별 조성 석유가스 수입 비축금)만큼은 급속하게 소진되지 않을 테고 GDP 성장률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에서 긍정적인 사태 전개는 대내외적 요인들로 인해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내부적 요인 가운데서는 특히 루블 환율의 급격한 등락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의 불충분한 자본화 정도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인일지 모른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로부터의 자금 제공이 경제에 자금을 조달해 주는 과정을 회복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조치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높은 이자율도 또 다른 문제다. 환율이 급격히 치솟는 상황에서 경제 성장을 부양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면 아직은 자본 유출 위험이 크다.

외부적 요인 중에서는 석유를 제외하면 미국 및 중국과 관련된 리스크들이 중요하다. 중국 경제 둔화로 전 세계 경제가 둔화될 위험이 크고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미국 통화신용정책의 ‘정상화’ 개시가 계속 기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계속 유예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 상태에 빠져 있고 경제 활동도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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